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대 초·중학교 학생들이 인근 교각 철거 및 재설치 공사로 인해 위험한 통학로에 노출되면서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올 4월 30일부터 2020년 1월 29일까지 54억여 원을 들여 서둔동에 위치한 ‘농대교’를 철거·재설치하는 ‘서호천 농대교 주변 하천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인 A건설은 농대교의 높이를 높이고, 교량과 연결되는 주변 도로 320여m를 높아진 교량 높이에 맞춰 새로 정비하고 있다. 1976년 경기상상캠퍼스(옛 서울농대) 정문에 준공된 농대교는 이전부터 교각 하부의 물이 통하는 공간이 좁아 집중호우 시 하천이 넘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수해 예방을 위해 실시하는 공사이지만 이로 인해 농대교 주변 초·중학교 학생들은 안전한 통학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3시께 하교 중인 서호중학교 학생들은 농대교에서 30여m 하부에 마련된 12m 폭의 징검다리를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었다. 심지어 징검다리로 하교하는 학생들 바로 옆으로는 포클레인이 흙을 퍼나르고 있었으며, 공사로 인해 징검다리 위로는 모래가 잔뜩 껴 있어 자칫 미끄러질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서호중 후문 주변에 있는 공사장 안내원들도 징검다리를 통해 서호천을 건너가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일부 서호초 학생들은 포클레인 공사로 인해 징검다리 이용마저 어렵게 되자 공사 자재가 널려 있는 폐쇄된 농대교 하부 쪽으로 발길을 옮기기도 했다. 공사가 진행되는 농대교 삼거리의 맞은편인 이곳은 안내원조차 배치돼 있지 않았으며, 접근을 금지하는 표지판도 세워져 있지 않았다.

현재 농대교는 폐쇄된 상태로, 시는 농대교 주변에 가설 교량을 만든 뒤 지난 1일부터 개통해 주민들에게 통행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은 가설 교량이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김모(15)양은 "통학시간에는 더 많은 학생들이 징검다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가설 교량이 만들어진 줄도 몰랐고, 공사가 시작된 이후부터 계속 불편한 징검다리를 이용해 왔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주변 학교에 안전한 나무교량 및 가설 교량 이용에 대한 협조를 구했지만 일부 학생들이 호기심 때문에 종종 징검다리를 건너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A건설 관계자는 "설치된 징검다리는 농대교 정비사업 이전 진행된 주민설명회에서 제기됐던 사항"이라며 "현재 개통된 가설 교량을 이용하면 안전 위협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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