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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가오슝미술관 교류 전시회에 참가한 이문주 작가의 작품.<경기도미술관 제공>
경기도미술관은 11일부터 10월 13일까지 2019 경기도미술관-가오슝미술관 교류 주제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 Moving&Migration’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이 해외 기관과의 협업으로 매년 개최해 온 국제전의 일환으로, 올해는 타이완 가오슝미술관과 ‘이주(Moving&Migration)’라는 공통 주제어를 기반으로 공동 기획했다.

가오슝미술관에서 1차 전시 개최(2월 23일~5월 19일) 후 경기도미술관에서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는 제목으로 여는 두 번째 전시다.

‘이주’라는 주제어를 놓고 한국과 타이완에서 고민하고 공유해 왔던 내용을 19명 예술가들의 작업을 통해 밀도 있는 전시로 선보인다. 양국에서 초청된 작가들은 3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에 이르는 다양한 이력의 예술가로 사진·조각·영상·설치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경기도미술관에서 바라본 이주는 1980년대부터 본격화된 이주노동, 결혼이주, 그리고 난민 수용을 둘러싼 전 국민적 논의 등 한국의 시대적 현실과 이주에 엮인 다양한 현상에 기반한다.

한국과 타이완 작가들은 스스로가 이주민이자 관찰자로서 이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재생산하는 감상적 진단, 피상적인 조명을 경계하고, 오늘날 다양한 이주 상황들에 대한 다층적인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전쟁과 분단, 재개발로 인한 타율적 이주에서부터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능동적인 행위로서의 이주를 상상하며 이주의 단면과 개별 존재의 특이성에 주목한다. 신자유주의 경제 속에서 소외된 면면을 들여다보면서 인간의 이주는 물론 식물과 물질의 이주도 함께 다룬다.

전시 제목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는 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김현미 교수의 저서 제목으로, 저자의 동의를 얻어 인용했다. 전시는 책의 재현이 아니다. 그러나 불안의 이미지로 각인된 ‘그들’의 이주를 ‘우리’ 스스로의 상황으로 전환하며 결국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찾으려는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도미술관 관계자는 "경기도미술관이 주요 이슈를 생산하는 공론장으로서 의미 있는 질문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기를 바라며, 주제전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다중의 이질성을 포용하는 감각 익히기를 제안한다"고 전했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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