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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10일(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의 선발투수로 1회말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연합뉴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한국인 최초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선발 등판에서 1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제90회 MLB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의 선발투수로 1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인 빅리거로는 4번째(2001년 박찬호, 2002년 김병현, 2018년 추신수)이자 투수로는 최초, 아시안 투수로는 1995년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로 ‘별들의 무대’ 마운드를 밟았다.

류현진은 전반기 빅리그 전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1.73)를 달린 대투수답게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무실점 투구로 할당된 1이닝을 마쳤다.

박찬호는 2001년 올스타전 당시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맞아 1이닝 1실점했고, 이 홈런이 결승점이 돼 패전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2002년 올스타전 내셔널리그의 7번째 구원투수로 나서 ⅓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점을 내줘 블론세이브를 남겼다. 류현진은 두 선배와 달리 점수를 내주지 않고 임무를 끝냈다. 역시 무실점으로 1이닝을 던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발투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와도 보조를 맞췄다.

회색 바탕 상의에 올스타 패치가 부착된 다저스 원정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류현진은 처음으로 격돌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톱타자 조지 스프링어(휴스턴)에게 2구째에 중전 안타를 맞았다. 2루수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열심히 쫓아갔지만 타구 속도가 더 빨랐다. 류현진은 통산 16타수 2안타로 강했던 2번타자 DJ 르메이유(뉴욕 양키스)에게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을 던져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고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1사 주자 2루에서 만난 상대는 북미스포츠 최초로 4억 달러 시대를 연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우트(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였다. 류현진은 정규리그 10타수 무안타로 묶고 삼진 4개를 잡아낸 트라우트의 천적답게 자신 있게 공을 던졌다. 트라우트는 볼카운트 1볼에서 2구째 컷 패스트볼에 즉각 반응했고, 빗맞은 2루수 땅볼로 타격을 마쳤다. 류현진은 2사 3루에서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유격수 땅볼로 엮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득점권 피안타율 0.110에 그칠 정도로 극강의 짠물 투구를 보인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은 올스타전에서도 빛났다. 공 12개를 던져 7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올스타전 데뷔전을 평균자책점 0으로 기분 좋게 마쳤다. 24년 전 올스타전에서 첫 아시아 선발투수의 영예를 안은 노모도 당시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뽑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등판 후 상기된 표정으로 "세 타자로 끝내고 싶었지만 (스프링어에게)빗맞은 것이 안타가 됐다. 그래도 기분 좋게 내려왔다. 재밌게 잘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스타전을)처음 해 봤는데, 자주 해 봤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가 4-3으로 승리하며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눌렀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로스터 32명은 승리 상금 80만 달러(약 9억4천500만 원)를 나눠 갖는다. 올스타전 ‘별 중의 별’인 최우수선수(MVP)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우완 투수 셰인 비버가 차지했다. 비버는 1-0으로 앞선 5회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윌슨 콘트레라스(시카고 컵스), 마르테,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비버는 전반기 선발투수로 8승3패, 평균자책점 3.45를 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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