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고 10만 원이 든 교통카드를 먼저 받으려는 고령자들로 인천지역 일선 경찰서가 북새통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교통카드 지급 대상이 선착순 2천 명인 터라 눈치 빠른 ‘장롱’면허 고령자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시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지역 내 만 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반납자는 최초 1회에 한해 10만 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11월께 받을 수 있다.

9일까지 총 681명이 운전면허를 반납했다. 지원 혜택이 없던 지난해 1년 동안에는 457명이 면허를 반납한 바 있다.

면허 반납 지원사업 예산은 총 2억2천만 원으로 최대 2천 명까지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선착순 2천 명에서 밀려난 시민들은 내년 사업 예산이 확보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시는 이 추세라면 10월까지 신청자 수는 최소 3천 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장롱면허 소지자가 몰려서다.

장롱면허 반납에 대한 혜택을 재고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 양천구는 면허를 반납한 고령 운전자 중 자동차등록증이나 보험가입증명서류를 제출한 경우 교통카드를 우선 주고, 그 밖에는 예산 규모를 고려해 추첨 등을 통해 지급한다.

시 관계자는 "장롱면허 반납도 잠재적인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시범사업 후 예산을 차차 늘려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역 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15년 648건에서 2018년 726건으로 늘었다. 2018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 128명 중 10%인 13명은 고령 운전자에 의해 발생했다.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는 13만9천804명이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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