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항공우주 전문가와 함께하는 진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다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천고등학교는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능력 계발을 위해 학생자율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 대표적 모범 사례가 ‘상남자’다. 언뜻 이 세 글자만 보면 운동부가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상상하는 남자들’의 줄임말이다.

 이 동아리는 발명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 2016년 3월 창단했다. 총 30명의 학생들이 프로젝트 활동, 진로특강,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동아리실에 가 보면 학생들이 얼마나 발명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지 그 노력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여러 대회에 참가하면서 제출한 발명품이 동아리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학생들이 발명한 제품은 주로 일상생활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가령 분리배출을 한다고 치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자신이 버릴 게 무엇인지 종류와 재질에 맞게 쓰레기를 배출해야 한다. 그런데 제대로 분리배출하지 않으면서 각종 쓰레기가 뒤섞이며 환경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 이천고 학생동아리 ‘상남자’ 수상 기념촬영 모습.
 상남자 동아리 학생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스마트 쓰레기통’을 제작했다. 쓰레기 종류에 상관없이 한 곳의 투입구로 버리면 스스로 알아서 분리해 주는 제품을 만든 것이다.

 최근에는 ‘스마트 캐리어’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행을 다닐 때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일이 얼마나 불편한지 누구나 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자동으로 인간을 따라다니는 캐리어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에 설치돼 있는 충돌감지센서를 이용해 보행자와 부딪히지 않도록 발명하는 게 목표다.

 요즘 산업 분야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드론도 개발에 성공했다. 고등학생이 만든 드론이라고 해서 우습게 보면 안 된다. 땅에서 상공으로 수십m 높이까지 비행할 수 있다. 비행 도중 드론장비에 공급되는 전력이 부족해지면 자동으로 인식해 추락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착지하는 기능까지 탑재돼 있다.

▲ 기구를 띄우며 실험에 열중인 학생들.
 로봇도 만들고 있다. 스스로 만들고 싶은 모형대로 제작한 뒤 원하는 동선을 프로그램으로 입력시키면 움직이는 로봇이 된다. 학생들이 만든 로봇은 이미 외부 대회에서 수상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학생들의 발명 도전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자동차도 직접 제작한다. 동아리실의 심장부라 불리는 개발실에 들어가 보면 어설프다고 말하기에는 스포츠카와 흡사해 보이는 근사한 차량을 실물로 만나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자동차를 전공하는 대학생의 도움을 받아 카트 제작에 필요한 구조를 탐구하고 설계했다. 국내 고등학생 최초로 실제 제트엔진과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엔진을 제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외에도 상남자 동아리는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라즈베리파이(오픈소스 하드웨어)를 이용한 AI 무인자동차 만들기 ▶라즈베리파이를 이용한 홈 로봇 연구 ▶이천시의 녹조 제거 방법에 관한 연구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자체 제작 토큰의 교내 활용 등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능력을 계발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활발하게 참여한다. 구체적으로 ▶어린이날 꾸러기 한마당 체험부스(공기대포 만들기, 태양광자동차, 돌려라! 피젯스피너, 아이스크림 공장) 운영 ▶이천 창전청소년문화의집 다문화센터 재능기부(액체질소로 아이스크림 만들기, 매직용액 만들기, 무아레, 중심 잡는 종이인형, 비누 만들기) ▶이천시 주민자치평생학습축제 체험부스(피젯스피너 제작하기, 액체질소를 이용한 급속 냉동시키기) 등이다.

 이러한 우수한 활동으로 인해 상남자는 각종 발명대회에서 잇따라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고 있다.

 UN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 사무총장상인 ‘세계청소년올림피아드 4I’에서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또 여성가족부장관상 지도부문(서창득 교사) 수상, 국제로봇올림피아드(iroc) 본선대회 로봇 미션 창작 부문 금상·개더리 부문 장려상 수상, 대한민국 녹색성장 학생 발명 글쓰기대회 금상 2명 수상, 경기도 학생 발명품 경진대회 본선 장려상(경기도교육감), 이천시청 드림터치 연구 발표대회 최우수상 수상(이천시장) 등 큰 성과를 냈다.

 지난 2월 이천고를 졸업한 상남자 동아리 학생 10여 명은 카이스트, 한양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가천대학교, 아주대학교 등 동아리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이 동아리에 참여하고 있는 2학년 박유민 군은 "동아리에서 프로젝트 활동을 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을 한 단계 발전하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상남자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서창득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막연하게 갖고 있는 생각을 직접 발명활동에 참여하면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쳐 하나의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과정 속에서 높은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양순 교장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 관련 활동 진학과 여러 대회에서 수상 성적을 거뒀다"며 "앞으로 학생자율동아리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사진=이천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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