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천시 신중년 일자리사업 중 어르신 돌봄파트너로 활동하는 A씨는 이 일을 포기할까 고민 중이다. 은퇴 전 강사 경력을 살릴 수 있을까 싶어 지원했지만 맡은 일은 청소와 설거지 등 단순 노동 뿐이다. 다른 곳에 배치받은 돌봄파트너들은 요양보호사의 개인심부름도 부탁받는 등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A씨는 전한다.

# B씨는 돌봄파트너가 아닌 최저시급 아르바이트 인력으로 취급받는 기분이 든다고 호소한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지만 정식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요양센터 안의 휴게실에 출입하지 못한다. 비가 오는 날에도 점심 도시락 먹을 장소를 찾아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인천시 모두 존(Zone) 신중년 일자리 사업 참가자들 사이에서 중도포기자가 속출하고 있다.

14일 시와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 신중년 일자리 사업 중 하나로 어르신 돌봄파트너 9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돌봄파트너들은 5월 14일부터 12월 9일까지 30주 동안 노인요양시설에서 인지재활, 놀이지도 프로그램 운영, 노인 돌봄 지원 등의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9명 중 현재까지 남은 돌봄파트너는 2∼3명 남짓이다. 고령사회대응센터는 중도포기자로 인한 공석을 메우기 위해 5월 21일 7명, 6월 7일 6명을 추가 선발하고 이달 12일까지 다시 추가 모집을 받았다.

돌봄파트너들은 이 사업의 취지와 현실이 크게 다르다고 지적한다. 퇴직 중년들에게는 경력을 활용해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서비스 기관에는 인력을 지원하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기대했던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다 보니 떠나기 일쑤다.

돌봄파트너 B씨는 "관련분야 경력 보유자들을 선발해 제2경력개발을 시켜준다고 했지만 현실은 단순업무에만 그쳐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며 "사업 취지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센터가 사업장과 조율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중도포기자는 더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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