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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현재로서는 일본은 자국의 독점적 우월성을 가지면서도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독과점 소재나 원료는 물론 장비에 대한 규제 대상 분석이 끝난 만큼 후속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리지 않고 더욱 다양한 경제 보복을 시행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겠다는 것이고 우리의 항복을 받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도 WTO 제소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기간이 1년 넘게 걸리고 효과도 반감될 수 있어서 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그래도 의미가 있는 것은 제소 결과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국제적 관심을 높이고 일본의 경제보복이 자신들이 선언한 자유무역체제에 반한다는 문제 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국제 사회에 일본의 심각성을 호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만큼 지금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선 수출 및 수입 다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원천기술 확보이나 수요도 없는 원천기술은 낭비성이 큰 만큼 사안에 따라 수출과 수입 다변화를 꾀해 지역별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앞으로도 얼마든지 각종 사안을 핑계 삼아 우리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즉 대일본 수출 및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필요하면 국산화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늦기도 했고 시간이 오래 소요되겠지만 지금이라도 챙겨야 하는 사안이다.

 그리고 강대강 대책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특히 여러 면에서 약한 우리에게 더욱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쉽게 국민적 감정을 이용할 수 있으나 기업인에게는 한번 어그러진 틀은 다시 회복하기 힘든 만큼 함부로 활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즉 정치적인 문제가 이렇게 커진 책임은 정부가 지어야 한다. 정부 등 지도자들의 업그레이드 된 의식이 필요하다. 더욱 일이 커지기 전에 외교적으로 해소하고 철회시킬 수 있는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다.

 고슴도치 전략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 강대국에 비해 약소국이라도 한 방을 가진 고슴도치 전략을 키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의 피해가 커질 수 있으나 너희들도 무사하지 못하다는 고슴도치 전략을 국방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상대방이 함부로 접근하고 장난치지 못하는 예방적 조차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강대강 전략으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일본 수입차 불매운동 등을 시민운동 식으로 전개하자는 의견도 있고 유니클로 같은 일본의 패션브랜드 불매운동 등을 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 판단된다. 예전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열도 문제로 중국의 희토류 원료 수출 제한은 물론 일본차 불매와 폭력까지 나타난 양상을 흉내낸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치졸한 방법보다는 우리는 크게 보고 크게 생각하는 대처가 더욱 중요하다.

 현재는 냉정하고 크게 보는 시각으로 한중일의 역사적 문화적 공감대를 다시 찾아 냉정해져야 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강대강으로 부추기기보다는 국민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외교력을 키우면서 일본을 설득해야 한다. 이 상태가 계속 진행된다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고 국민적 감정까지 다치는 심각한 상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도 치졸한 경제보복은 선진국답지 않은 행위임을 인지하고 일본 기업과 지식인의 현명한 움직임을 촉구한다. 지금은 침착하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하나하나 다시 정리해야 하는 시기이다. 냉철하고 현명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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