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남자부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 대 그리스 경기에서 김문수가 대회 첫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연합뉴스
▲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수구 남자부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 대 그리스 경기에서 김문수가 대회 첫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남자 수구 대표팀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데뷔전 결과는 대패. 그러나 무기력한 영패는 아니었다.

한국은 15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수구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그리스에 3-26(0-7 0-7 1-3 2-9)으로 졌다.

세계선수권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한국 남자 수구 대표팀이 만난 그리스는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강호다. 1분 10초 만에 첫 골을 허용하며 1쿼터에만 7점을 내줬다.

한국은 경기 초반 센터 김병주(한국체대)에게 공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로 몸싸움에서 밀려 좋은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센터를 활용한 공격이 막히자 한국은 드라이버들의 중거리 슛으로 골을 노렸지만 번번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2쿼터에도 그리스의 일방적인 흐름 속에 한국 골키퍼 이진우(한국체대)의 선방도 몇 차례 나왔다. 그러나 2쿼터 막판 권영균(강원도수영연맹)의 예리한 슛마저 상대 골키퍼의 손에 걸려 전반전을 무득점(0-14)으로 마쳤다.

공격권을 가져오며 3쿼터를 시작한 한국은 이성규(한국체대)의 슛으로 기세를 올렸다. 이후 공격 기회에서 그리스 선수 한 명이 반칙으로 퇴수 조처돼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수비에 막혀 제대로 된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3쿼터 3분 42초, 마침내 한국의 첫 골이 터졌다. 우측 측면에서 공을 잡은 김문수(경기도청)가 골키퍼의 팔 아래를 파고드는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어 스코어는 1-15. 그러자 맹공을 퍼부은 그리스는 이진우의 선방에 막혀 많은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3쿼터 스코어는 1-3으로 비교적 대등했다.

한국은 체력이 떨어지는 4쿼터에 접어들자 여러 번의 역습 기회를 잡았다. 4쿼터 중반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주인공은 김동혁(경기도청)이었다. 4분 10초 문전에서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팀의 두 번째 골을 기록한 센터 그는 42초 후 또다시 득점하며 멀티골을 작성했다.

그리스도 빠른 공격으로 연거푸 득점해 4쿼터에만 9골을 넣어 경기는 3-26으로 마무리됐다.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전반 0-14로 부진했던 한국은 후반 3-12로 한층 발전된 경기력을 보여 다음 승부의 희망을 밝혔다. 다만, ‘골 결정력’은 숙제로 남았다. 한국은 25개 슈팅을 시도해 3개만을 성공시켰고, 그리스는 43개를 던져 26개를 넣었다.

한국 남자 수구 대표팀의 세계선수권대회 ‘1호골’을 기록한 김문수는 "세계의 벽이 높은 줄은 알았지만 막상 붙어 보니 차이가 생각보다 더 컸다. 실수도 잦았고 준비한 것도 다 보여 드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경기를 치르다 보니 점점 상대에 적응이 됐다. 상대 전략에 맞춰 후반 들어 플레이를 수정해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문수는 경기 도중 상대 선수 손가락에 눈을 찔렸고 로프에 기대 통증을 호소하다 벤치로 물러났다. 그러나 고통 속에서도 각오를 말하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김문수는 "이번 경기에서 3골을 넣었으니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6골, 9골을 넣겠다. 이번 대회에서 꼭 1승을 따낼 테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은 17일 세르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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