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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한 대형쇼핑몰 내 무인양품 매장.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손님이 줄어 매장 내부의 풍경이 한산하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이 상황이 너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나서 평소 매장을 찾는 고객의 반도 오지 않아요."

 15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한 대형 쇼핑몰 내 일본 제품을 취급하는 A매장을 찾았다. 주말 고객을 주 대상으로 삼는 쇼핑몰임을 감안해도 이 매장에서는 고객 응대 소리보다 얕게 흐르는 음악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직원들은 고객 응대보다 물품 정리와 재고 확인에 더 바빴다.

 일본 브랜드인 A매장은 심플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에 각종 생활용품과 의류를 판매하면서 시장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되자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

 A매장의 한 직원은 "우리 가게가 입점한 쇼핑몰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주말 손님에게 의존하고 있다"며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주말에도 평일과 같이 한적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A매장 등 주요 불매 대상 기업에 대한 고객 소비 행태 분석 결과, 개인 신용·체크카드 일평균 이용 건수가 20% 안팎으로 감소됐다. 현금 결제까지 감안하면 매출 감소는 더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이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같은 쇼핑몰 내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B매장 분위기 역시 심상치 않았다. 외국인 손님들을 빼면 직원과 매장 내 국내 고객들의 수가 같을 정도였다. 정식 고용된 직원은 "불매운동의 영향을 거의 못 느끼고 있다"고 했지만,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한 직원은 "매일 매장에 출근하지는 않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손님이 반 정도로 줄어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중구 신포동에 대형 단독 점포 형태로 운영하는 C매장도 한적한 분위기였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옷을 입어 보고 쇼핑이 가능했다. 이곳의 매니저와 직원들은 "불매운동 영향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불매운동에 확실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시민도 있었지만, 마땅한 대체 제품이 없어 일본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김정호(38·연수구)씨는 "주변에서 일본산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말하는 지인들이 있긴 하다"며 "일본의 조치에 감정이 상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B매장만 봐도 이 가격에 비슷한 품질을 낼 수 있는 국내 브랜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 가운데 반사이익을 노리며 새로운 마케팅 활로를 찾는 국산 브랜드도 생겨났다. 의류브랜드 D업체는 최근 김구와 윤동주, 유관순 등을 모델로 한 티셔츠를 내놓으며 애국 마케팅에 돌입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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