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 반발로 국내에서도 일본제품 및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자동차, 맥주, 의류, 일본 출신 연예인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본 불매운동 키워드와 함께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도 함께 유포되고 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이나 브랜드는 일본과의 관계성을 부정하기도 하고 숨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불매운동 원인은 3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조치에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것은 명분을 갖고 다투는 정치적 문제를 실제 돈이 오가는 경제조치의 원인으로 꼽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다. 그 순간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라는 자부심은 보기 좋게 무너진 것 같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소식에 시총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요동쳤다. 결국 코스피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 지수는 2천100선 아래로 출렁거렸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됐다. 9개월 동안 인상되지 못했던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것.

 앞서 반도체는 과잉경쟁으로 인한 막대한 재고와 수출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가격상승과 물량 확보를 위해 구매하려는 업체가 늘면서 오히려 상승 중이다. 아직 6개월치 정도의 재고도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상황이 지속될지는 모를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다양한 외교 채널(?)과 국내 대기업을 활용해 외교적으로 합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한다. 믿고 싶다. 하지만 답답하다. 그래서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민족에게 불매운동의 근원은 ‘역사의 한(恨)’으로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역사에 괴는 깊다. 어린 시절부터 불혹이 된 현재까지도 ‘한·일전’이 열리는 날이면 TV 앞에서 ‘대한민국’을 외친다. 그것이 축구·야구·바둑이든지 종목보다는 한·일전이 핵심이며, 승리해야 한다. 어찌 보면 일본은 한국에 줄곧 ‘라이벌’ 같은 존재였다. 역사적으로 라이벌이 있어야 발전한다.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들로부터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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