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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호 남동구청장이 지난해 11월 9일과 10일 구청 체육광장에서 열린 '2018 도시민 김장축제'에서 정선군에서 배달된 배추 속에 양념을 버무리고 있다. 사진=남동구 제공
인천시 남동구가 기존에 하고 있는 김장축제가 있음에도 별도의 ‘해맑은 소래 수’ 김장대축제를 추진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7일 구에 따르면 남동구도시관리공단 특수시책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소래 해수의 명품화와 소래포구 젓갈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으로 2억5천여만 원을 투입해 김장 체험과 K-POP 공연 등 문화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는 이미 2014년부터 자매도시인 강원도 정선군과 ‘도시민김장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구 주민들이 정선군 농업인연합회에 김치 수량(매년 12㎏들이 700여 상자)을 주문하면 절임 배추와 버무릴 속이 포장돼 남동구로 배달되고, 구청 앞에서 원하는 주민들이 직접 배춧속을 버무린 후 가져가는 행사다. 행사 관련 예산은 전액 정선군에서 부담한다.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김장재료비도 문제다. 통상적으로 각 동 주민단체에서 김장담그기 행사를 할 경우 참가자들은 1㎏당 3천~4천 원의 재료비를 부담하는 반면 ‘해맑은 소래 수’ 김장대축제는 1㎏당 6천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구는 사업 예산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참가 단체 수요조사를 진행해 구의회의 질타도 받았다.

반미선 구의원은 "우리가 축제 회의 내용을 받은 날은 9일인데, 각 주민센터에는 10일 집행부에서 보낸 수요조사를 위한 공문이 도착했다"며 "의회에서 심의되지도 않은 사업 예산이 ‘반영 예정’으로 공문에 표기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구의원은 "지금도 예산 하나 없이 김장축제를 열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데, 2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새로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며 "예산 낭비이자 전시성 행사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공단에서 구로 주관이 변경된 정확한 이유는 잘 알지 못하고, 주민센터에 공문을 보낸 부분은 구의회에 사과했다"며 "정선의 김장축제와 통합할지 여부는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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