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택시가 포화 상태다. 지역 택시면허 대수는 1만4천369대다. 2014년 3차 인천 택시총량제 용역 결과 적정 대수는 1만770대로 현재 3천599대가 공급과잉이다. 택시발전법령에 따라 감차 규모를 조정해도 2천837대를 감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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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3일 서울 강남구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들과 택시단체가 ‘플랫폼 택시’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타다’ 등 렌트카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운송 플랫폼이 나오면서 시장까지 빼앗기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택시업계는 자체 플랫폼(럭키7택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시민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갔다. 그러나 타다 등 플랫폼의 고급 차량(카니발), 편리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일부 시민들은 더 선호했다. 지역 택시업계는 결국 상생·공유경제를 선택했다. 타다,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와 손잡을 계획이다. 택시업권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지역 택시업계는 업권 향상과 플랫폼 사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타다 서비스업체와 협상에 나섰다.

 김승일 인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최근 "타다의 렌트카 서비스는 택시업권을 침범하기 때문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그래서 타다 모회사 쏘카 경영진에 렌트카 사업을 접고 프리미엄 택시서비스를 한다고 약속하면 함께 할 뜻이 있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쏘카는 점차 줄인다며 렌트카 영업을 포기하지 않아 사실상 협상에 진전이 없다.

 타다는 카니발 차량을 이용해 고급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택시는 여객자동차법상 카니발 차량(LPG 없음)으로 등록할 수 없기 때문에 타다와 같은 서비스 제공은 불가능하다. 택시가 타다에 경쟁력에서 밀리는 이유다. 지역 택시업계는 고급택시 활용으로 눈을 돌렸다. 스타렉스 LPG 차량을 이용해 타다와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내년부터 카니발 LPG도 나올 전망이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택시업계와 고급택시 플랫폼 사업을 함께 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3천∼5천 대로 8∼9월께 운행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스타렉스 택시는 인천에 7대뿐으로 그동안 시민들이 이용하기 어려웠지만 카니발 기반인 타다 서비스를 시민들이 이용하는 것을 보고 카니발·스타렉스 등 고급택시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중형택시 운전사도 어렵지 않게 고급택시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수입을 올리기 희망하는 조합원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일부 차량 가격이나 월수입을 일정 기간 보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카니발·스타렉스 등 기존 중형차보다 택시 가격이 1천만 원 정도 비싸고 월평균 200만 원 정도인 운전사 수입도 그 이하일 경우 보전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다도 지역 택시업계에 플랫폼 사업을 제안할 때 보전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역 택시업계와 카카오는 이달부터 실무자들끼리 만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최대한 8월 내 플랫폼을 선보이고 추석을 전후로 서비스에 대한 자체 평가를 실시하는 등 올해 내 서비스를 안정화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고급택시는 요금을 자율로 정할 수 있다. 권고 기본요금은 8천 원이고, 대형·모범택시 기본요금이 6천500원으로 카카오 고급택시는 6천∼8천 원 정도로 예상된다. 대형·모범택시를 활용한 고급택시, 고급택시를 개조한 최고급택시 등으로 분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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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일 인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김 이사장은 "플랫폼 사업과 협업을 할지 안 할지 따지기보다 지역 택시업계가 플랫폼과 접목해 더 먹고살 만해 지고 지속된다면 그 방법을 택하는 것이 옳다"며 "택시 운전사는 국민 눈높이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친절 등 의무가 있어 새 플랫폼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해 모두 바뀐다면 이 부분이 택시업계 수익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플랫폼 사업 협업이 택시업계 서비스 다양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일본 택시요금은 리무진, 영어 능통 운전사, 여성 운전사 등 서비스·운전사·차종별 차등 지급된다. 우리나라도 서비스를 다양화해 요금을 올려 받으면 운전사 수입이 늘어난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되면 젊은 층이 택시업계로 유입된다고 봤다. 인천 개인택시 운전사는 8천982명으로 20대 0명, 30대 26명, 40대 367명, 50대 2천615명, 60대 4천742명, 70대 1천198명, 80대 34명으로 평균연령은 64세다.

 또 현재 택시업계의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택시업계 체질 개선은 서비스를 위해 최저임금 이상 받아야 하고, 기본요금은 8천∼9천 원 돼야 하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플랫폼 사업은 수요공급이 어느 정도 맞으면 기본요금이 지금 2배꼴이니까 월수입이 지금의 2배로 오른다면 젊은 사람이 들어올 수밖에 없고, 이는 전체 택시 서비스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지역 택시업계 서비스 향상을 위해 카카오와 소비자 만족도 평가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가 카카오에 택시면허를 구입해 플랫폼 사업을 하길 바라는데 이 부분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김 이사장은 설명한다. 그는 "카카오가 택시면허를 사들인 뒤 기존 택시 운전사가 아닌 새 운전사를 모집할 때 택시면허를 희망할 경우 대출을 안내해 주는 등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다"며 "이 방식으로 젊은 층과 플랫폼 사업자가 연결되고 기존 택시운전사들은 비싼 가격에 면허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플랫폼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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