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창간특집>사건 현장서 공조 강화 시민 보호 시너지 폭발

촌각 다투는 상황 골든타임 사수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2019년 07월 19일 금요일 제46면

# 5월 22일 오전 5시 50분께 부평구 한 노래방에서 40대 여성이 일행과 술을 마시다 잠이 들었다. 누군가 몸을 더듬는 느낌이 들어 화들짝 깨어나 112신고를 했다. 출동한 인근 경찰 지구대원들은 노래방 객실 안에서 "도와 달라"는 외침이 나왔지만 문이 잠겨 있어 섣불리 진입하지 못했다. 50대 남성 노래방 주인이 문 파손을 걱정하며 별일 아니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때 소방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은 특수장비로 문을 개방했고 이후 경찰은 신고자의 진술을 듣는 등 조사와 사건 처리에 나설 수 있었다.

22-1.jpg
▲ 인천 미추홀구 마트 화재 현장에서 경찰이 주변 접근을 통제하는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당시를 회상하며 지구대원들은 공동 대응 체계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지구대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소방서에 문 개방을 요청하지 않았는데 구조대원들이 출동했기 때문이다. 이는 112신고 접수 시 지령실(상황실)에서 빠르게 판단하고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기에 가능했다.

순복음교회 화재는 인천지역 소방관들 사이에서 경찰과 협력이 잘 된 사례로 꼽힌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들은 경찰과의 유기적인 공동 대응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29명이 생명을 잃은 2017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이후 현장 주변 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당시 건물 주변 불법 주차 차량으로 인해 소방장비 진입에 어려움을 겪다가 골든타임을 놓쳐 많은 사상자를 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는 경찰 현장에서 신체 피해가 있어 응급처치나 병원 이송이 필요하거나, 소방 현장에서 범죄 사실이 우려될 경우 공동 대응 체계를 가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세월호 사건 이후 통합재난신고와 통합지휘통신망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해난사고 시에는 122로 긴급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일반 시민들은 몰라 119로 총 23건이 긴급 신고돼 전남소방본부 상황실에서 목포해양경찰상황실로 지휘가 전환되고 지시가 하달되는 과정에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됐다.

 정부는 15년이라는 기간 동안 통합재난망 구축사업에 갈지자를 그리다 지난해 8월이 돼서야 재난안전통신망 본사업을 나라장터에 공고했다. 재난용 LTE(PS-LTE) 기반 국가재난망을 2020년 하반기까지 구축 완료한 뒤 2021년부터 본격 운영에 나선다는 입장인데,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경찰과 소방의 공동 대응도 더 체계화되고 확장 효과에 따라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인천소방본부와 인천경찰청의 공동 대응 요청 건수는 총 3만2천772건으로 일평균 89건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양 기관은 구급대원 폭행 방지 대책 및 처리 절차 협조 공동 대응 가이드라인 마련과 주요 사례 공유를 통한 상호 신뢰 형성 등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 지속적인 소통체계 유지를 약속했다. 특히 경찰은 현장 소방관에 대한 폭력행위에 더욱 엄정히 대응키로 하고, 소방에서는 경찰의 사건 처리 시 피해자 구호 조치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22.jpg
▲ 남동구 세일전자 공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소방당국·국과수가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현장의 경찰·소방공무원들은 재난 상황이 아니더라도 생활치안 현장에서 별도의 채널을 구축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예를 들어 경찰이 2인 1조로 현장에 출동하면 1명은 경찰망을 이용해 상황을 전달하거나 지시받고, 1명은 경찰·소방 통합망으로 교신해 빠른 대처에 나서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과 대응 매뉴얼에는 차이가 있지만 경찰과 소방 모두 골든타임이 존재하니 이를 지켜내자는 목소리다.

 공동 대응 현장 매뉴얼 확립도 필요하다. 현재 현장에서는 업무 분담이 모호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1분 1초가 시급한 현장에서 법리적인 문제를 따질 수 없어 상황에 맞춰 의견을 공유하고 움직이다 보니 간혹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일선의 한 경찰관은 "최근 주취자나 정신질환자 문제로 공동 대응이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공동 대응 현장에서 서로가 원하는 100%를 할 수는 없겠지만 위험한 곳에서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 자체가 든든함을 주고, 시스템이 자리잡으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중 인천소방본부장은 "소방과 경찰은 각종 현장에서 신속한 공동 대응을 추진해 오고 있는데 아직 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은 많겠지만 대형 재난 현장에서의 업무 협업이나 화재조사 분야 등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유기적인 업무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현장직원들이 보다 활력 있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소방·경찰 모두 국민에게 더욱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로 인천경찰청장은 "정기적인 간담회 등으로 서로 업무이해도를 높이고, 신고자·112·119를 연결하는 3자 통화를 통해 공동 대응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두 기관은 시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존재함을 잊지 않고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관별 협조사항이 충분히 공유되도록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