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일보가 창간 31주년을 맞이했다. 비록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방신문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꾸준히 노력해 왔으며, 그 결과 오늘날 수도권을 대표하는 신문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성취는 임직원들의 꾸준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독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30여 년 세월을 돌이켜보면 기호일보는 독자와 시민, 네티즌과 함께 소통하면서 때로는 매서운 비판과 채찍을 받기도 했지만 때로는 과분한 사랑과 지원을 받으면서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그동안 정론직필을 사시로 내걸고 크고 작은 사건 속에서 오로지 약자의 편에 서 온 우리의 행보는 세간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으며, 해를 거듭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척박한 언론 환경 속에서 생존과 가치관 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년 창간을 맞을 때마다 저널리즘 정신 구현을 강조해 왔지만 과연 독자와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 왔는지 새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성취에 만족하기보다는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현실에 안주한 채 지역언론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자괴감을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창간 이후 기호일보는 내우외환을 견디며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왔으나, 변화하는 사회와 언론 환경은 한 치의 앞도 예측하기 어렵게 변모하고 있다. 회사 발전을 가로 막는 외압과 각종 지원금 감소, 경제 악화로 인한 영업 환경의 변화는 성장을 더디게 하고 있다.

 더욱이 국가의 현실은 경제, 안보,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종북이니 친미니 하는 좌우의 이념적 분열, 기업과 노동자의 대결구도, 여전한 빈부격차와 만연한 지역 감정 등은 우리 사회를 더욱 암울하게 한다.

 특히 경제분야는 국민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 모든 국민을 골고루 잘 살게 한다고 하지만 통계 작성 이래 빈부격차는 가장 커졌다. 더욱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양국 사이에 끼여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일본의 한국 반도체 산업 주요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인해 양국의 외교갈등이 경제 충돌로 이어지면서 향후 우리의 경제상황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정치권은 국내외 현안은 뒤로한 채 오로지 내년 총선에 올인한 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 중이다.

 그야말로 오리무중, 돌파구를 찾기 힘든 극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대로 현실을 탓하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는 바로 퇴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종이신문은 더 이상 확장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떨어진 공정성과 신뢰도 회복에 나서야 한다. 이에 전 임직원은 지나온 세월을 반면교사로 삼아 창간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공동체적 가치를 지면에 담아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권력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약자를 대변해 온 기호일보의 정체성 회복과 시민정신을 대변하는 데 앞장설 것이며,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공기업으로서 본분을 다할 것이다.

 명실상부 수도권 제일의 언론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매체의 다양화는 물론이고, 이에 부응하는 인프라 구축과 우리의 자세 변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역사회와 인천·경기 수도권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간절히 기대한다.

 다시 한 번 오늘날 지역신문의 어려운 환경과 여건을 극복하고 사랑받는 지역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신 수도권 시민은 물론 전국의 애독자와 네티즌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아울러 전 직원이 심기일전해 난관을 극복하고 더욱 높이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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