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은 함께 하는 공동체다.
생각과 사는 정도가 서로 다른 이들이 모인 마을은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어우러지는 공동체가 된다. 아이들이 마을의 주인이 되도록 마을과 학교·교육청·지자체·시민사회 등이 협력하고 연대하는 교육공동체가 되고, 그 안에서 혁신교육과 마을교육공동체 연계를 통한 공교육의 창조적 변화가 만들어진다.
‘콩 세 알’을 심으면 하나는 내가 먹고, 하나는 벌레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새가 먹는다는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는 도시농업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 속에서 진정한 어울림 세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어울림은 경계와 장벽을 허무는 힘이기도 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능력과 적성에 맞게 함께 생활하고 일하는 ‘공동생활가정’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힘이 된다. 그들은 말한다. "인간은 다 다릅니다. 우리 모두가 다름을 인정하고 구별 짓지 않고 긍정의 눈으로 서로를 바라봐 준다면 더 나은 세상, 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필리핀에서 홀로 건너온 소원 씨는 남편의 고향인 낯선 인천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한국인으로 융화되고 있다.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는 소원 씨는 인천시민으로 살아가며 컴퓨터도 배우고 주민들과도 더 많이 어울리면서 온전한 인천인으로 녹아들어 가고 있다. 방치된 폐교는 리모델링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주민이 이용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과거의 공간에서 현재의 문화가 어우러지고 세대 간 장벽을 허무는 어울림 장소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어울림은 세대와 시공을 뛰어넘기도 한다.
노인을 ‘꼰대’라 칭하는 청년과 청년들을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노인.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들에게서도 어울림의 묘수를 찾아볼 수 있다.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어울리는 ‘화성행궁 복원 프로젝트’는 도시재생과 문화재 복원, 한옥 활성화 등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며 공동화 현상을 보였던 행궁동에 젊은 층을 끌어들여 마을에 활기를 주고 있다.
그리고 어울림은 창조의 의미도 담는다.
경기 침체 속에 중소기업들은 기업 간 어울림과 융합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협업을 통해 서로의 성장을 이끌고 새로운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게 어울림은 우리가 사는 인천과 경기지역에서 단순한 합침이 아니라 아픔을 보듬고 포용하고, 경계와 장벽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잇기도 하면서 성장하는 인류의 힘이 된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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