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4월까지 전 세계 10대 수출대국 중 1, 2위인 중국과 미국을 제외한 8개국에서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세는 10대 수출국 중 가장 가팔랐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까지 겹치면서 세계 무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1∼4월 10대 수출국 중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상품 수출액이 증가한 국가는 중국과 미국 등 2개국뿐이었다. 나머지 8개국은 모두 감소했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1∼4월 수출액은 7천445억1천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늘었다.

 2위 미국의 수출액은 5천436억2천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증가했다. 다만, 5월까지 수출액을 보면 미국의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감소세로 돌아선다.

 10대 수출국 중 1∼4월 수출 감소세가 가장 가파른 것은 세계 7위 수출국인 한국이었다. 1천814억8천500만 달러에 그쳐 1년 전보다 6.9% 줄었다.

 이어 세계 3위 수출국 독일(-6.4%)이 뒤를 이었다.

 이달 초부터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규제를 가하고 있는 일본은 1∼4월 수출액이 2천338억3천300만달러로 5.6% 줄어 10대 수출국 중 3번째로 감소세가 가팔랐다.

 이로 인해 10대 수출국 중 일본의 순위는 5위로 밀려났다. 1년 전 5위였던 네덜란드는 수출액이 2천363억7천100만 달러로 2.1% 줄어드는 데 그치면서 4위로 올라섰다.

 우리나라에 이어 세계 8위 수출국인 이탈리아(-5.2%), 9위인 홍콩(-3.9%), 10위인 영국(-2.4%)도 모두 감소세가 가파른 편이었다.

 수출액 데이터가 4월까지 집계된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 아시아 국가들의 1∼5월 상품수출액을 보면, 우리나라(-7.4%)와 일본(-6.3%), 홍콩(-4.3%) 모두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수출 감소세가 더욱더 가팔라진다.

 라지브 비스와스 IHS마킷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동아시아 국가의 수출이 이미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후퇴와 글로벌 전자업종 신규주문 감소로 강력한 역풍을 맞은 상태에서 일본과 한국 간 무역 긴장 고조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무역 전망에 하방 위험이 더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정부 대 정부 간 협상에서 무역 제재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 세계 무역 성장과 신규 수출 주문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수출은 아시아 국가들에 있어 주된 성장엔진인 만큼, 무역 제재로 인한 충격파가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출기업들에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역 분쟁과 제재는 세계 무역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며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와 WTO를 통한 무역자유화를 위한 수십년간의 노력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 기업들은 일본 부품과 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성하려 할 것"이라면서 "이는 중장기적으로 일본 수출업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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