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가는 건물 층수다.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마다 마천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초고층 건물들이 아무리 안전하게 축조된다 해도 화재 발생 시 진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경험으로 알고 있듯이 빌딩 화재의 경우 진화가 늦어지는데 따른 인명과 재산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고층 건물 화재 진화 시 필요한 가동 높이 70m의 고가사다리차가 경기도 내에 단 2개밖에 없어 소방장비 확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당국은 무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의회는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시설 확충에 필요한 제도 개선과 정책 마련을 도에 요청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도내 지난해 화재 발생 건수는 9천63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인명피해는 599명, 재산피해는 2천704억여 원 규모라고 한다. 실로 엄청난 피해규모가 아닐 수 없다.

화재의 68%가 건축물 및 구조물 등에서 발생했으며 아파트와 빌라 등이 점차 고층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도내 50층 이상 아파트 등 ‘특급 소방안전 관리 대상’은 96개소, 30층 이상 ‘1급 소방 안전관리 대상’은 2천618개소에 달하고 있다. 실태가 이런 상황하에서 도가 갖추고 있는 23층에서 25층 높이인 70m 고가사다리차는 화성과 일산소방서에 각 1대씩으로 도내 전역에 고작 2대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사후약방문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다. 거듭되는 잘못된 행정의 결과로 피해를 보는 것은 도민들이다.

우리는 만약에 대비해야 한다. 화재는 예방이 최선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화재가 발생한다면 조기 진화가 최선이다. 우리의 경제력도 이제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국가에서 아무리 값비싼 고가사다리 장비라 해도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소방장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모르겠다. 누차 언급하지만 예산에도 우선 집행돼야 하는 부분이 있고 다소 늦춰도 되는 것이 있다.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예산이야말로 다다익선이며 집행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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