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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균 인천문인협회 이사
요즘 들어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기사가 부쩍 많아졌다. 뉴스나 일간지 지면에 꼭 한두 개의 기사가 실릴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며 통계 자료에 의하더라도 환경오염의 가장 큰 주범은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모래 알갱이처럼 작게 분해된 플라스틱 조각들이 전 세계의 바닷가 해변으로 밀려와 쌓이는 현상으로 인한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환경오염이나 동물들이 먹이로 오인하고 섭취해 병에 걸려 죽음에 이르게 되는 등도 큰 문제이겠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플라스틱이 자연적으로 분쇄되면서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입자에 의한 2차 3차 오염이다.

 그 미세 입자들이 비에 씻기거나 섞여 땅속 지하수에 녹아들게 되거나 강으로 흘러 들어 물에 녹아 있게 돼 물고기가 그 물을 섭취해 그 물질이 물고기의 몸속에 축적된다. 그것을 섭취한 사람은 결국 생활 편의를 위해 사용한 플라스틱에 의해 스스로 회복하기 어렵게 오염이 될 것이다. 차츰 인체의 돌연변이가 발생하거나 줄기세포의 파괴로 인해 괴이한 형태로 변화하거나 호르몬 기형이나 생식기 도태로 자손의 생산이 중단돼 인류 스스로 자멸하게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해가 갈수록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사용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 우리에게 직면한 주요 과제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1회용품 사용을 줄이거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나 용기 등의 사용을 억제하는 등 플라스틱 폐기 방법을 엄중하게 해 플라스틱으로 인한 2차 3차의 오염을 방지할 방책이 절실하다. 앞으로 이러한 정책이 시행된다면 우선 플라스틱 관련 산업이 가장 먼저 사라지게 될 것이며 반면에 플라스틱 완전 분해 연구가 탄력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1차 세계대전 이후 100여 년 동안이나 사용돼 왔으며 발전돼 온 플라스틱 사용을 하루아침에 사용을 중단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만큼 당분간은 그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플라스틱이 없었던 시기를 생각해 보면 그동안 플라스틱이 우리 인류의 생활에 가져다 준 편리함과 발전성을 무조건 무시할 수만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기에 플라스틱을 사용했을 때 좋았던 점을 엄밀하게 파악해 그에 적합한 대치 재료를 찾거나 보완해 플라스틱 제품보다 더욱 편리하며 환경오염도 일으키지 않는 좋은 대체품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이 없었던 시기에는 나무, 돌, 도자기, 유리, 철, 금속 등 여러 가지 재료로 플라스틱을 대신했다. 당시는 귀족이나 부자들만이 원하는 물건들을 만들어 쓸 수 있었으며 빈곤층들은 값이 비싼 탓에 물건을 마음대로 구매하기 어려워 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제조 기술도 미비해 적소에 알맞은 제품을 자유로이 생산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개발된 플라스틱은 값이 싸고 가벼우며, 단단하고도 연질이어서 깨지지도 않으며, 모양과 색상이 다양해 아름답고 사용하기에도 좋다. 과연 이와 같은 장점들을 대신할 새로운 대체품들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없지 않다. 다행히도 그러한 대체품들이 만들어진다 해도 여태까지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편리함의 습성을 포기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을 포기한다는 것은 불편함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며 그것은 간단히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개선하겠다는 세계인의 신념이 필요한 것이다. 조금은 새로운 물건에 적응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빠르고 값싸고 최신 유행인 플라스틱의 생활 습성을 바꾼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플라스틱에 길든 생활 습성은 마치 전자파에 노출돼 생체 변화를 겪고 있는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길듦과 다름이 없는데 플라스틱 대신 새로운 소재에 적응하기란 좀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의 초기에서부터 강력한 환경규제 정책이 필요하며 사람들 또한 지구의 미래를 염려해 다소 불편한 생활을 감수할 각오와 의식의 전환이 절실한 것이다.

 ▶ 필자 ; 2004년 좋은문학 시 부문 등단/2019년 동화 부문 등단/좋은문학 대상/제6회 한국시인상 수상/갯벌작가상 수상/시집 「하얀 아침」 외 3권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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