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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22일 열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남자 27m 경기에서 콜롬비아의 미겔 가르시아가 구름 속으로 빠지는 듯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남자부 경기 1·2차 시기 결과 미국의 스티브 로뷰가 1위를 차지해 대회 2연패 전망을 밝혔다. /연합뉴스
27m(남자부), 20m(여자부) 높이의 플랫폼에 선 하이다이빙 선수들은 수조를 바라보며 ‘준비됐다’는 의미로 검지와 엄지를 동그랗게 모은다. 입수가 끝난 선수들은 다시 한 번 ‘O’를 그리고, 그제야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은 안심한다.

22일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 하이다이빙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경기의 화두는 ‘안전’이었다. 이날 남녀부 1·2차 시기에서는 큰 부상이 나오지 않았다. 남자부 이고르 세마시코(러시아)는 2차 시기에서 수면에 등이 먼저 닿아 어깨 근처에 피가 나는 찰과상을 입었지만 간단한 치료만 받은 뒤 휴식을 취했다.

남자 27m, 여자 20m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하이다이빙은 위험성이 큰 종목이다. 수조의 지름(17m), 깊이(6m)는 선수를 품기에 충분히 넓고 깊어 떨어졌을 때 수조 밖으로 이탈할 가능성은 없지만 수면에 닿는 순간 몸이 받는 충격은 상당하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머리부터 입수하는 건 철저하게 금지한다. 하지만 발로 입수하려고 해도 등이나 배가 먼저 닿아 부상을 당할 때가 있고, 머리에 충격을 받아 기절한 사례도 있다.

이로 인해 국제수영연맹(FINA)이 주관하는 하이다이빙 경기에서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한다. 선수보다 잠수 요원이 먼저 수조에 입수하고, 선수가 사인을 보내면 잠수부 4명은 물을 가운데로 밀며 하얀 물보라를 만들어 ‘목표 지점’을 알린다. 선수가 입수하면 잠수부들은 수면 아래로 들어가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한다. 선수는 수면 위로 얼굴을 내미는 동시에 코칭스태프 등 관계자들에게 ‘괜찮다’는 사인을 보낸다.

선수들의 연기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일반 다이빙과 달리 다리로 입수하기 때문에 서서 시작하는 동작에서는 두 바퀴 반, 세 바퀴 반이 아닌 두 바퀴, 세 바퀴를 돈다.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우승자 스티브 로뷰(미국)는 이날 27m 높이에서 5바퀴를 도는 화려한 연기를 펼치며 세계수영선수권 2연패를 향해 비상했다. 로뷰는 이날 총 4차 시기를 치르는 하이다이빙 남자부 1·2차 시기에서 218.40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24일 3·4차 시기에서도 선두를 지키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다.

로뷰는 1차 시기에서 몸을 비트는 트위스트 동작으로 시작해 두 다리를 펴고 손으로 잡는 파이크 동작으로 세 바퀴를 돌아 안전하게 입수했다. 75.60점으로 공동 선두에 오른 그는 2차 시기에서는 자신의 장기인 5바퀴 회전을 선보였다. 파이크 동작으로 5바퀴를 회전한 뒤 상체를 반바퀴 비트는 화려한 연기가 나오자 관중석에서는 감탄사가 쏟아졌다. 2차 시기에서 142.80점을 받은 로뷰는 단독 1위로 올라서며 기분 좋게 하이다이빙 남자 첫날 일정을 마쳤다. 로뷰는 "한국은 처음 왔는데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이 정말 맛있다. 오늘은 정말 멋진 환경에서 뛰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여자부에선 아드리아나 히메네스(멕시코)가 1·2차 시기에서 148.20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히메네스는 23일 열리는 3·4차 시기에서도 선두를 유지하면 2017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2위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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