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토교통부와 현대건설이 ‘오산용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주민설명회<본보 7월 17일자 18면 보도>를 진행한 가운데 화성시 안녕동 지역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도로로 인한 소음과 조망권 피해가 우려된다며 계획 수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22일 국토부와 현대건설에 따르면 오산용인고속도로 계획노선은 총 17.3㎞로, 이 중 고속도로가 시작되는 안녕나들목에서 43번국도 주변을 따라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비행장사거리까지 약 5.9㎞ 구간은 지하화하지 않은 채 교각을 세워 고속도로를 짓거나 토공 구간(흙을 쌓아 그 위에 도로를 건설)으로 지어진다.

계획된 노선 주변에는 각각 618가구, 518가구의 A·B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이곳은 이미 왕복 8차로 43번국도로 인해 소음과 매연 피해를 입고 있는 주거지역이다. 해당 도로와 A아파트 단지 간 거리는 210여m, B아파트 단지와는 90여m밖에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이들 아파트 단지는 43번국도에서 발생하는 교통소음이 소음규제 기준치인 65데시벨(㏈)을 웃도는 70여㏈을 기록할 만큼 피해가 큰 실정이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해부터 국토부에 방음벽 설치를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 주민들은 오산용인고속도로가 추가로 지어지면 43번국도의 차로 수가 합쳐져 총 12차로로 늘어나 도로 교통소음과 매연 발생이 우려된다며 신규 도로 설치 계획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해당 고속도로가 토공 방식으로 건설되면 지역 간 단절을 불러오거나 조망권을 심각하게 해칠 염려가 있으며, 농지 훼손과 환경 파괴도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해당 고속도로를 지하화하거나 안녕나들목부터 A·B아파트 구간의 도로 계획을 취소하고 지하화가 이뤄질 수 있는 구간부터 도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021년 3월 오산용인고속도로 예정 노선에서 180여m 떨어진 곳에 2천600여 가구의 신축 아파트 단지 준공도 예정돼 있다. 이곳 입주예정자들 역시 소음과 매연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지금도 도로 소음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에 더해 12차로에 달하는 도로의 소음은 상상도 안 된다"며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위해 지하화 등의 방법을 동원해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도로 계획단계이기 때문에 대략적인 노선만 나와 있으나 추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로 소음에 대한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계획 도중 주민 의견을 접수받고 의견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을 충분히 거치겠다"고 답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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