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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동 동장 후보 토론회에서 김상길 평동장이 공약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지난 6월 25일 수원시 평동·행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각각 주민투표가 진행됐다. 대회의실에 모인 주민들은 후보자들의 토론을 보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수원시에서 처음으로 주민이 동장을 선출한 날이었다.

올해 도입한 ‘동장 주민추천제’는 주민이 추천한 공직자를 동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시가 공모에 지원한 5급 공무원(5급 승진의결된 6급 공무원)을 해당 동에 통보하면 동 단체원, 일반 주민 등으로 구성된 ‘주민 추천인단’이 동장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날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김상길 평동장과 민효근 행궁동장이 동장 대상자로 선발됐다.

두 사람은 7월 15일 인사에서 동장으로 발령났다. 평동 2명, 행궁동은 3명이 후보로 등록했고, 주민 추천인단은 평동 143명, 행궁동 150명이었다.

이처럼 ‘시민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있는 수원시가 동(洞) 행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며 ‘풀뿌리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있다.

23일 시에 따르면 정책을 추진할 때 주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동장 주민추천제를 도입했다. ‘집행’ 중심 행정이 아닌 주민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행정’을 추진하는 게 목표다.

동장 투표에 앞서 열린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동 운영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주민 질문에 상세하게 답했다. 또 공약 홍보물을 만들어 주민 추천인단에게 미리 배부해 주민들에게 동 행정을 가장 잘 이끌 동장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했다.

시는 올해 동장 주민추천제 대상동 2곳을 추가 선정하고, 앞으로 8개 동(구별 2개 동)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는 동장 주민추천제를 거쳐 임용된 동장에게 인재추천권, 승진·근평 우대, 예산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동장이 공약사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동장 주민추천제를 거쳐 임용된 동장의 임기는 2년이다.

‘수원형 주민자치회’도 풀뿌리 주민자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형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의 주민자치 기능에 ‘마을 만들기’와 ‘복지’ 기능을 통합한 것이다.

주민자치회는 주민들의 다양한 생각과 요구를 하나로 모아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주민대표기구다. ▶주민총회 개최 ▶마을자치계획 수립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수탁처리 ▶주민세 환원사업·주민참여예산 계획안 수립 등 역할을 맡는다.

시는 지난해 3개 동에서 시범운영하던 주민자치회를 올해 율천·송죽·서둔·호매실·행궁·인계·매탄2·광교1동 등 8개 동으로 확대했다. 2021년부터는 모든 동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주민자치회 위원은 공개모집과 추첨으로 60%, 동장 추천으로 40%를 선정한다. 또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특정 성별 비율이 구성원의 60%를 넘기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주민자치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며 "주민자치회가 안착할 수 있도록 주민·의회·행정기관과 힘을 모아 주민 참여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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