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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령면사무소 청사. /사진 = 옹진군청 제공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에서 벌어진 관공서 발주공사가 석연치 않은 수의계약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23일 시와 군 등에 따르면 백령면은 지난해 10월 공사를 발주하면서 설계사를 통해 1차 레미콘 물품계약 단가 견적서를 업체들로부터 받았다. 납품금액은 5천만 원 이하로 수의계약이 가능했고, 최저가를 써 내는 업체가 납품하도록 했다. 백령면사무소는 견적뿐 아니라 입찰을 설계사에 일임했다. 이에 따라 백령도 소재 레미콘업체 A사는 1㎥당 9만6천 원에 견적을 냈다. B사는 10일 후 9만5천 원을 써 내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하지만 B사는 서류 보완 등이 필요하다며 단가 계산을 다시 하겠다고 설계사에 통보했다. 설계사는 이후 납품업체 선정을 백지화하고 2차 견적서를 받았다. A사는 8만9천 원을, B사는 10만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최저가 낙찰은 무시된 채 납품업체는 B사로 선정됐다. 대신 2차가 아닌 1차 견적 단가에 납품토록 단서를 달았다.

 수상쩍은 일은 지난해 3월에도 있었다. 군 농업기술센터는 ‘농·특산물 가공지원센터 부대공사 레미콘 물품 구입’을 발주하고 조달청에 입찰을 의뢰했다. 공사금액은 5천500만 원으로 경쟁입찰이었다. 1·2차 때 A사가 단독 응찰해 입찰은 자동 유찰됐고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 옹진군 농업기술센터 전경. /사진 = 옹진군청 제공
 이 과정에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B사가 수의계약을 따내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B사가 A사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입찰에 참여했던 A사는 탈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은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납품업체로 선정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농기센터의 논리대로라면 백령면 내 공사의 레미콘 납품은 최저가를 제시한 A사를 선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농기센터와 백령면이 발주한 것으로 군은 책임이 없고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농기센터 관계자는 "2차례 유찰된 뒤 수의계약을 진행했고, 2개 업체 중 B사가 단가를 낮게 제시해 계약했다"고 했다.

 설계사 측은 "B사의 서류가 미비해 보완하는 절차가 있었을 뿐 납품단가를 재조정하는 일은 없었으며 B사와의 계약은 최초 제안 가격으로 했다"고 말했다.

 B사 대표는 "면사무소와 설계사에서 견적서를 통해 최하 가격으로 납품한 상황이고 부정한 것도, 한 점 부끄러움도 없고 결백하다"고 설명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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