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로 첫 서해안을 시작하려 한다.

 요즘 카페에서 ‘라떼’(Latte·뜨거운 우유를 탄 에스프레소 커피) 인기가 시들해졌단다. ‘나 때(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에 신물이 나서라고. 부모의, 교사의, 직장 상사의 이 말에 시달리지 않은 사람은 없을테다. 그래서 ‘꼰대’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이 자주 쓰는 ‘나 때는 말이야’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신조어 ‘라떼는 말이야(라떼 이즈 어 호스·Latte is a horse)’가 생겨났고, 이 말이 유행처럼 번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를 장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 여파로 카페에서 ‘라떼’를 주문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흔한 꼰대들은 흔히 과거를 떠올리고 그리워한다. 더구나 이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을 고집하고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기까지 한다.

 이 같은 ‘꼰대 기질’은 어디에나 자리잡고 있다. 학교 현장도 다르지 않다. 학교에서 내거는 교훈(校訓)에도, 학생들이 부르는 교가(校歌)에도 보인다. 특히 여자중·여자고등학교라고 이름 붙여진 곳의 교훈과 교가가 그렇다. 인천지역 한 여고의 교훈은 ‘진(眞)·선(善)·미(美)’다. 또 ‘정숙’(貞淑·여자로서 행실이 곧고 마음씨가 맑고 고움)을, 심지어 ‘…여성이 되자’를 교훈으로 사용하는 학교도 있다. 교가는 더 심각하다. ‘순결함은 참됨의 빛이 되고’, ‘몸과 얼 아름답게 가다듬어서’, ‘정숙한 어진 꽃이 향기 머금고 참되고 아름답게 피어났으니’, ‘연한 듯 무거움은 정숙의 표상일세’ 등의 교가 가사가 왜곡된 성 역할을 주입시켜 학생들로 하여금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 문화’에 녹아들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교육청이 오는 8월까지 교훈·교가 속 성차별적 요소를 찾는다고 한다. 학교명에 굳이 여중·여고라는 이름을 넣지 않는 요즘 이 시대에 여전히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꼰대 요소를 발굴하고 캐내 고치는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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