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부개·일신지역의 거듭된 중학교 신설 요구에 인천시교육청이 23일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당 지역의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인근 학교의 여유 교실이 남아 돈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인근에 2020년 입주 예정인 아파트 단지가 있지만 가구 수가 적어 학생 유발률이 높지 않은데다,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없어 교육부로부터 학교 신설을 승인받기가 녹록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하지만 일신동과 부개1동에 있는 일신·금마·부개초등학교 학부모와 학생 대다수는 이 지역에 당연히 있어야 할 중학교가 없어 진학할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학교 신설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주민들의 중학교 신설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져 온 이 지역에 중학교가 없으니 지역 내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집에서 3~4㎞나 떨어진 부개2·3동과 부평동 등에 위치한 중학교로 진학해 통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통학로가 교통이 혼잡한 큰 도로인 경인로와 경인전철 철로를 지나가야 해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학교 신설 여건이 안 돼 어쩔 수 없다는 시교육청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원거리 통학에 따른 학생들의 불편과 안전을 생각한다면 행·재정적으로 다소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이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충을 덜어주어야 한다. 이미 지난 2003년에 북부교육청이 가칭 일신중학교 설립 계획을 세웠으나, 원도심 인구 감소와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 등을 이유로 유보되는 바람에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일었고, 많은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기도 했다. 실제로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들이 삼산동이나 부천 등 인근 지역으로 전학시키기 위해 전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고 일부 학부모들은 이주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지금과 같이 원거리 통학을 하게 된다면 개인적인 활동시간뿐만 아니라 학습권까지도 제한을 받게 된다. 시교육청은 비록 학교 신설 여건이 충족되지 못해 다소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주민의 입장에서 지자체와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향후 2차 소통위원회를 통해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져 해당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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