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역 가운데 상당수 역에 편의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하철 출구를 연결하는 편의시설인 에스컬레이터가 아예 설치되지 않아 주민들이 무덥고 습한 날씨에 때 아닌 계단 오르기로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2번출구는 이용 빈도가 높은 출구 중 하나로 인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비롯해 버스로 환승하려는 인천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이곳은 지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상당한 길이임에도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폭염에도 도심 속 등반을 감행해야 할 형편이다. 학생들은 전공서적 등이 담긴 무거운 가방을 맨 채 땀을 흘리며 계단을 오르기 일쑤고, 노인이나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도 예외는 없다. 지식정보단지역 등 다른 역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데에는 송도국제도시의 초기 도시 계획에 인천지하철 연장선의 지상 출입구는 되도록 설치하지 않는 방향으로 수립됐기 때문이다. 당초 도시경관을 위해 별도 출입구 대신 인근 건물의 지하를 거쳐 지상으로 나가는 방식으로 계획됐으나 개통될 때까지 출입구로 사용해야 할 주변 건축물이 들어서지 못하면서 ‘임시 출구’ 개념으로 지상으로 통하는 별도의 출입구를 마련했고, 이 출입구가 문제가 되고 있는 현재의 출입구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수십 개에 달하는 계단을 걸어 올라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지하철 2호선 인천가좌역과 석남역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역의 출구 역시 에스컬레이터 없이 계단만 설치돼 있어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100여 개에 달하는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대중교통 또는 여객시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다. 이런 공공재는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갖춰 놓아야 하며, 또한 그 시설의 이용에 있어 어떠한 사람도 이용에 제약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따라서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을 이용함에 있어 일반시민은 물론, 특히 노약자와 장애인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이 설치돼 있어야 마땅하다. 아무리 미관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시민편의가 우선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