象箸玉杯(상저옥배)/象 코끼리 상/箸 젓가락 저/玉 구슬 옥/ 杯 잔 배

옛날 은(殷)나라 주(紂)왕이 상아로 젓가락을 만들게 했다. 이를 본 주왕의 숙부 기자(箕子)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기자는 옹기나 질그릇에 담은 음식을 먹기 휘해 상아젓가락을 쓸 것은 절대로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소 뿔이나 옥으로 만든 그릇에 담은 음식을 먹을 때 쓰일 것이었고, 상아젓가락에 물소 뿔이나 옥으로 만든 그릇으로 김치 깍두기 된장찌개를 먹을 것은 아니었다. 소 등심이나 표범의 태(胎)따위의 진귀한 음식을 먹게 될 것이었다.

 식탁 위에 차려진 산해진미는 허름한 옷을 입고 초가집에서 먹게 되지는 않을 것이었다. 구중궁궐 고대광실에서 비단옷을 입고 먹게 될 것이었다. 기자는 주의 말로가 무서웠기에 두려워 한 것이다. 5년 후 주는 사치와 환락에 빠져 마침내 멸망했다. 기자는 상아젓가락 하나를 보고 그것이 천하의 화가 될 것임을 알았던 것이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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