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인 천수경(千手經).

 천수경은 ‘정구업진언( 淨口業眞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세번)’로 구업을 맑게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지난 주말 재활용물품을 버리기 위해 아파트내 수거함에 갔더니 한쪽 벽면에 달려 있는 ‘말의 중요성’이 적힌 액자가 눈에 띈다.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합니다.

 쓰디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을 끕니다.

 은혜스러운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하게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합니다.

 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줍니다. "

 액자가 눈에 익어 자세히 보니 우리 집을 개수(改修)하면서 치워 버린 것이었다.

 천천히 뜻을 음미하며 읽고 있으려니 지난해 말과 최근 각기 다른 지인과의 대화에서 말 한마디 때문에 서로 마음이 상했던 일이 기억났다.

 또한 요즘 기후 탓인지 아내와 아들과의 대화에서 아무 생각 없이 한 말들로 인해 다투던 일도 생각난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집에서 볼 때와는 전혀 다르게 이 글귀가 마음속 깊이 새겨진다.

 글을 쓰고 있는데 조금 전까지 짜증을 내던 아내가 다가오더니 시간 될 때 청주에 계신 스님을 뵈러 갔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유인 즉 본인의 SNS에 댓글을 달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좋은 글을 써 주셨기에 꼭 만나 뵙고 싶다고 말한다.

 내 자신을 돌이켜 보니 가족은 물론 다른 이들에게 기분 좋은 말보다는 인상을 찡그리게 한 적이 더 많은 것 같아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스님의 지혜를 배우기 위해 흔쾌히 승락을 했다.

 그리고 반성하는 시간도 가져본다. 어려운 일이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도 말만 잘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뜻의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불행한 삶이 아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앞으로는 말 한마디라도 조심스럽게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특히 지혜롭게 말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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