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 위즈덤하우스 / 3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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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내 행동이 대부분 의식적이고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면 깊숙한 곳에 위치한 여러 힘의 지배를 받는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내 생각과 기분 등 내면의 힘에 지배당한 결과물일 뿐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세계적인 밀리언셀러이자 17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된 「권력의 법칙」의 저자 로버트 그린이 「인간 본성의 법칙」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평소 의식하지 못하는 힘의 실체인 ‘인간 본성’을 논한다. 이는 특정 관점이나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심리학, 과학, 철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인문학적 고찰을 통해 밝혀진 증거에 기초한다. 칼 융의 연구에서는 우리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연구를 통해서는 수만 년 전 우리의 선조 때부터 존재해 온 공격성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쇼펜하우어의 시기심 실험을 통해서는 인간의 가장 사악한 감정인 샤덴프로이데(남의 불행을 보고 느끼는 기쁨)를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고차원적 수준에서 내 행동을 집단에 맞추고, 집단의 규율을 유지하고, 새로운 소통 방식을 고안해야 했다. 태곳적에 이뤄진 이런 과정은 아직도 우리 안에 계속 살아남아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이 책은 설명한다. 고도로 기술이 발달된 현대사회조차도 인간의 본성까지는 바꿔 놓지 못했다고.

 책은 우리를 현실적으로 평가한다. 시기심 넘치고, 자기애에 사로잡히고, 과대망상적인 인간의 본성이 우리의 삶을 부정적인 패턴에 가둬 놓지 않도록, 사람과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몰고 가려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우리의 실체를 철저히 해부해 좀 더 자각을 갖고 행동하기를 촉구한다.

 이 책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본성에 대한 단순한 해석을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권력술과 현대적 생존전략의 멘토로 명성을 떨친 그의 저서답게 우리의 본성을 파악하고 우리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도구로 삼는 방법까지 상세히 담아낸다.

 여기에 감정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 자제력을 키우는 법과 통찰력을 제공하는 공감능력을 개발하는 법 등도 알려 준다. 더불어 사람들의 가면 뒤에 숨은 실체를 간파하는 방법, 순응하지 않고 나만의 목적의식을 개발하는 방법까지 말해 준다. 이 책은 우리가 직장에서, 인간관계에서 성공을 이루고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당신의 계절을 걸어요
청춘유리 / 알에이치코리아 /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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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유리의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은 잔잔한 울림과 긴 여운을 안겨 준다.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이보다 예쁘고 좋은 것은 더 이상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이내 착각임을 깨닫는다. 여행을 통해 매번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느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수천 번도 더 봤을 밤하늘이지만 어제와 오늘의 밤하늘이 다르다는 걸 알았고, 그 덕분에 내일의 밤하늘을 기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같은 장소일지라도 과거에는 몰랐던 모습을 지금 마주하게 될 때 느끼는 벅참을 경험했다. 눈앞에 펼쳐진 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의 환희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여행을 계속해 나간 덕분이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가 알지 못하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글을 써 내려갔고, 그 찬란한 순간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사진으로 담았다.

와인 테이스팅의 과학
제이미 구드 / 한스미디어 / 3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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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저널리스트 제이미 구드가 새로운 맛과 풍미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미각이 갖는 ‘공감각적 특성’, 즉 와인의 색상이나 특정 언어, 음악 등의 요인이 테이스팅 비교 실험에서 어떤 차이를 빚어내는지에 주목한다. 우리의 감각은 우리의 생각만큼 분리돼 있지 않으며, 감각이 뒤섞이는 현상인 공감각은 와인 시음과 테이스팅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후각과 미각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화학적 감각’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루며, ‘와인과 뇌’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와인을 테이스팅할 때 미각·후각·촉각·청각·시각 등 여러 감각 양식이 일정 부분 겹쳐져 하나의 통합된 인지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저자는 와인을 시음할 때 입력되는 감각 정보를 뇌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 알아보고, 이것이 와인 시음과 어떤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이 외에 다양한 시음 방법과 와인 테이스팅의 즐거움, 시간과 환경에 따라 변하는 취향 속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방법 등도 다룬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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