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8명의 선수를 데려왔다. 최하위 순위에서 반등을 노린 극약처방이었다. 김호남, 명준재, 장윤호, 이지훈, 서재민, 여성해와 2명의 외국인 선수 마하지, 케힌데를 보강했다. 유상철 감독은 "믿는 구석이 뭔지 모르겠지만 강등될 것 같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 감독은 지난 30일 경남FC전 선발 미드필더 4명 모두 이적생인 김호남, 명준재, 장윤호, 마하지를 투입시켰다. 공격수 케힌데는 무고사와 투톱을 이뤘다. 주전 절반을 바꿔 승점 3을 따내 순위를 10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는 1-1로 비기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순위는 승점 15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다만, 한국 이적생들의 움직임은 인상적이었다. 남준재(제주 유나이티드)와 트레이드된 김호남은 이적 후 2경기 만에 첫 골을 신고하며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명준재는 답답했던 공격 상황 속에서 수차례 시원한 드리블 돌파로 눈길을 끌었다. 장윤호도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내고 활발하게 움직여 풀타임을 소화했다. 현재 멤버와 이적생 간 손발을 맞춘 시간이 부족해 유기적인 공격 전개는 없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하며 선제골을 내주고도 동점골을 뽑아낸 건 고무적이다. 유 감독도 "부임한 후 가장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력은 우려스러운 점이 보였다. 하마드가 나간 자리를 메운 마하지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세밀한 패스 능력은 떨어지지만 강한 압박과 중거리슛 능력을 갖춰 역습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하위권 인천에 ‘적합한 조각’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경남전 후반 들어 체력이 달리는 모습을 보였고 중거리슛은 번번이 골대를 벗어났다.

유 감독은 케힌데에 대해 "큰 키에 비해 발기술이 좋다"고 평가했지만 실상은 잦은 실수로 아쉬움이 컸다. 문전에 있는 그에게 좋은 패스가 연결됐지만 부정확한 볼 트래핑 때문에 찬스를 놓쳤다. 탄탄한 체격을 이용한 수비 가담은 인상적이었지만 정작 골 결정력에는 의문점이 들었다.

두 선수 모두 100%의 몸 상태는 아니다. 호주 리그에서 뛰던 마하지는 4월 시즌이 끝난 후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케힌데는 스스로 80% 정도의 컨디션이라고 평가했다. 리그 막판 순위 경쟁에서 국내 선수들의 활약만으로는 헤쳐 나가기 힘들다. 반등에 성공하려면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인천의 후반기 성적은 케힌데, 마하지가 얼마나 빨리 몸 상태를 끌어올리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합뉴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