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1시께 안양시 삼막사계곡 일대.

울창하게 자란 나무 그늘 밑으로 지나는 계곡 주변으로 피서객들이 설치한 그늘막 텐트와 돗자리가 눈에 띄었다. 한낮 최고 34℃까지 올라간 무더운 날씨 속에 가족 단위로 계곡으로 놀러온 피서객들은 더위를 식히려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피서객들 주변으로 술을 마시고 있는 성인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스박스에 소주와 맥주 등 술병을 넣어놓고 이를 꺼내어 마셨다.

일부 피서객은 폭염에 음주를 즐기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취한 것처럼 보였다. 이들 주변에는 싸온 김밥을 포장한 은박지와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피서객들이 텐트를 쳐놓고 휴식하는 계곡 주변 길가에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도 보였으며,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이 버리고 떠난 쓰레기 비닐봉지도 구석에서 나뒹굴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장안구 장안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은 더위를 피해 공원에 나온 노숙인들이 나무 그늘이 져있는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막걸리와 안주를 먹으며 큰소리로 떠들어댔다.

휴일을 맞아 화성 나들이를 시민들은 술에 취한 노숙인과 마주치기 싫어 다른 공원 산책길로 피해 다녔다.

이처럼 본격적인 휴가철과 폭염이 이어지는 날씨에 접어들면서 도내 휴양지와 공원에서 음주가무와 무단 쓰레기 투기를 일삼는 시민들이 늘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도내 지자체들은 휴가철을 맞아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계곡과 도심공원 등에서 이뤄지는 불법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 인력이 부족한 탓에 모두 지도 및 계도하기 힘든 실정이다.

현행법상 공원에서 음주가무 및 고성방가 등으로 공원시설 훼손 및 공원 이용객에게 혐오감을 주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시 관계자는 "장마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져 불쾌지수가 상승한 만큼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는 최대한 주변을 배려해야 하는 예의가 필요하다"며 "과도한 행동은 부득이하게 행정조치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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