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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스마트폰 게임 (PG) /사진 = 연합뉴스
"방학 때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어 걱정이 큽니다."

수원지역 한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아들과 다섯 살짜리 딸 등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모(36·여)씨는 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휴업에 들어간 학교로 인해 근심이 커지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생 아들이 학교를 쉬면서 종일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인 김 씨는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오전 8시께 집에서 나가 오후 7시나 넘어서 귀가한다. 개인사업자인 남편도 정해진 퇴근시간 없이 밤 늦게까지 영업하다가 들어오기 때문에 자녀를 돌봐달라는 부탁은 엄두도 못 낸다.

김 씨의 어머니가 평일에 와서 손주들을 돌보고 있지만 강제로 스마트폰을 뺏으면 칭얼대는 자녀로 인해 쉽게 가지고 놀도록 허용했던 게 화근이 됐다.

이로 인해 아이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를 않고 게임과 동영상 채널을 오가면서 시간을 보내게 됐다.

김 씨는 "할머니랑 여동생 등 셋이 있으면 부모와 있을 때와 달리 제지할 사람이 없으니까 계속 스마트폰만 만지고 있다"며 "아침부터 아이를 학원을 보낼 수도 없고 이러다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건 아닌지 염려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생 자녀를 마땅히 맡길 데 없는 경기도내 맞벌이 부부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학교와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난 아동들이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중독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과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와 지역 아동돌봄센터에서 여름방학 맞벌이 부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에 부모들이 자녀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할 수 있도록 믿고 돌봐줄 만한 기관을 찾고 있지만 지역별로 운영시간과 수용인원 등이 제한돼 있어 쉽사리 맡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시댁이나 처가 등 친지에서 자녀를 맡아줄 수 있는 부모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마저도 불가능한 맞벌이 부모들은 한달에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이상까지 비용을 들여 자녀를 돌봐줄 도우미 및 자녀 품앗이 돌봄 모임을 구하고 있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 특강’에 자녀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도내 지자체 한 관계자는 "지역마다 아동돌봄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정원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모든 아이를 받을 수는 없다"며 "이 때문에 소득수준 등 일정한 선발기준에 따라 우선 순위로 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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