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사업하는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회사가 관할 행정기관과 공기업에 도를 넘은 결례를 범해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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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단시티 사업 부지. /사진 = 기호일보 DB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지난 6일 영종도 카지노복합리조트사업 등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인천도시공사가 운영하는 미단시티 홍보관(중구 운북동)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이 청장을 비롯해 행사를 주관한 영종청라사업본부 및 투자유치사업본부 소속 인천경제청 공무원들과 인천도시공사 도시개발본부장을 비롯한 임직원 등 20여 명이 참석해 이 청장을 수행했다.

예정된 일정에 따라 이 청장은 홍보관 2층에서 중국에 본사가 있는 A기업이 짓고 있는 ‘인천복합리조트’ 사업 현장에 대한 브리핑을 듣기 시작했다. 도시공사 개발사업처장의 현황보고가 먼저 진행됐고, 이어 A기업 부사장이 이 청장에게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설명했다.

하지만 브리핑을 진행하던 A기업 부사장은 브리핑 10여 분 만에 "더 이상 브리핑을 진행할 수 없다"며 공간을 비워 달라고 이 청장에게 요청했다. 곧이어 홍보관 밖에는 4대의 검은색 고급 외제 차량이 들어섰고, 차에서 내린 한 무리의 사람들이 홍보관 앞에 대기했다.

중국에서 전용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빠져나온 A기업 회장이 홍보관에 도착한 것이다.

인천경제청과 A기업 간 사전에 논의된 적이 없는 일이었다. 이 청장은 내막을 알지 못한 채 서둘러 홍보관을 떠났고, A기업 회장 일행이 홍보관을 차지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총괄하는 이 청장이 영문도 모르고 쫓겨난 셈이다. 이 청장과 A기업 회장 사이에 인사나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예정됐던 A기업과 도시공사 간 만찬행사도 파기됐다. A기업 임직원들은 결례를 범했다고 판단하고 이 청장이 탄 관용차를 공항신도시(운서동)까지 쫓아가 이 청장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행사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브리핑을 하던 A기업 부사장이 본사 회장과 이 청장 중 한 명을 선택했어야 했는데, 본국의 기업문화에 따라 본사 회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기업이 양해를 구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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