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선수단은 올 시즌 유독 부상에 시달렸다. kt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은 팀에 큰 악재였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고 순위를 중위권으로 끌어올려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향한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조용호, 김진곤, 박승욱 등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컸고 다치지 않으면서 중심을 잡아준 또 다른 주전 선수들인 멜 로하스 주니어, 오태곤<사진>, 심우준 등의 역할이 한몫했다.

이 중 오태곤은 4월 타격 부진으로 한 차례(18∼27일)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이 있지만 시즌 내내 건강을 유지하며 주전 1루수로 활약하고 있다. 오태곤은 "저는 몸이라도 건강해야 한다. 남은 시즌 경기도 안 다치고 자리를 지키겠다. 올해 팀에 부상자가 많은데 거기에 속하지 않도록 하겠다. 끝까지 팀에 보탬이 돼서 5강에 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오태곤도 부상이 잦은 선수였다. 2010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2017년 4월 kt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정강이뼈 골절 등 잦은 부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안 다치고 건강하게 야구를 하고 싶어 이름도 ‘오승택’에서 ‘오태곤’으로 바꿨다. 놀랍게도 개명하자마자 팀이 바뀌었고,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태곤의 자가 노력도 주효했고, 경기 출전 기회를 더 많이 받고 싶어서 지난해 수비 포지션을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바꾸기도 했다. 오태곤은 "어떻게든 1군에 남아 있고 싶었다. 외야에 선수가 필요해 보여서 외야로 가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민혁이(김민혁), 용호 형(조용호)이 잘해 줘서 외야에 자리가 없다"며 웃었다. 그는 "사실 3루가 가장 편하다. 1루도 좋다. 내야 코너 위치가 좋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오태곤은 현재만큼은 1루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 자리를 다른 선수에게 주지 말아야 한다. 프로는 항상 경쟁이다. 스타 선수가 아니라면 누구든지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또 자리를 빼앗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도 자기 자리를 잡아준 오태곤이 팀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오태곤은 "감독님께서 저를 끝까지 믿어 주시고 신경을 많이 써 주신 것에 보답하고 싶어서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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