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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신석기 유적

임봉주 인천문인협회 이사/시인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9년 08월 13일 화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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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봉주 인천문인협회 이사/시인
영종도 하면 흔히 인천국제공항을 떠올리지만, 영종도는 한반도 고대사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유적과 유물을 간직하고 있는 보물 창고다. 영종도 소재 유적지는 20여 곳이나 되며 특히 운서동 유적지는 한반도에서 조사된 신석기 유적지 가운데 최대를 자랑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조사된 유적 30기보다 두 배 정도 많은 유적 58기가 발굴됐다. 한반도 신석기 시대 주거 문화 연구의 표준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곳에서 구덩식 화덕, 기둥, 구멍, 집터 등이 조사됐다. 토기, 패총, 그물추, 돌칼 등 여러 종류 유물도 출토됐다. 영종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후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지표조사 과정에서 발굴된 것들이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지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비해 그보다 규모가 크고 연구 가치가 높은 영종도 유적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중산동에는 신석기 시대 유적지와 청동기 시대 유적지가 있으며, 운북동 원삼국 시대 유적지에서는 많은 수의 낙랑 토기와 철기 유물인 철갑, 철검 등이 출토됐다. 운남동 유적지에는 고인돌이 있고, 조개무지, 패류, 동물 뼈 등이 출토됐다. 영종도에 있는 4개 동에서 모두 유적이 발굴됐다. 또 영종도뿐만 아니라 용유도 을왕리에도 유적지가 여러 곳 있다. 유적의 시대적 종류도 다양하며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 원삼국 시대 유적이 고루 분포돼 있어 고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중국 한나라 시대 오수전이 1천여 점 출토돼 고대에도 중국과 교역이 활발하게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유적과 유물 전파 과정을 볼 때, 인천 내륙 지역보다는 영종도에서 먼저 신석기인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다가 점차 인천 내륙 지역으로 이주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렇게 한반도 고대사 연구에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유적과 유물을 간직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그 보존 실태를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것 중에서 중산동 신석기 유적지는 6,000년 전에 신석기인들이 거주했던 움집터가 세 곳이나 밀집해 있다. 영종하늘도시 우미린1차아파트 서북쪽에 위치한 하늘도시 16호 근린공원(구름 숲 공원) 내에 있다. 아파트 서북쪽에 있는 은하수로 335 건너편 숲이 귀중한 유적과 유물이 발굴된 곳이다. 발굴 현장 중 가장 큰 곳은 지금 물억새가 무성하게 자라 이곳이 차마 유적지인지 무색할 지경이다.

발굴 현장은 숲속이라 밖에서는 전혀 유적지가 보이지 않는다. 대로변에는 이곳이 바로 고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발굴된 곳이라는 안내 표지판 하나도 없기에 도로 건너편 아파트 입주민조차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필자도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5년 거주하면서 그곳을 수없이 지나다녔지만, 모르고 있었다. 올해 봄꽃을 구경할 겸 숲으로 산책하러 나갔다가 우연히 보고 유적지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는 줄도 모르고 지냈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도로변에다 큼직한 안내 표지판 하나 세우는 데 그리 많은 예산이 들지 않을 것이다. 예산 부족보다 더 큰 문제는 문화재를 보존, 관리, 홍보하는 문화재 당국이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인식 부족이 문제일 것이다.

새로운 주거 단지가 생기면 주민들 편의를 위한다고 여기저기에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운동 시설을 많이 설치하면서 심지어는 산꼭대기까지 운동 시설을 설치한 곳이 많다. 그들의 과잉 서비스는 다분히 선거 때 표를 의식한 선심성 행정이라는 걸 사람들은 안다. 그러면서 정작 한반도 고대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적을 홍보하고 보존하고 관리하는 데는 소홀한 것이다. 말로는 늘 5천 년 역사를 간직한 뿌리 깊은 민족이라고 하면서 실제 행동은 그렇지 못하다. 역사의 뿌리를 잘 보존하고 관리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신성한 책무가 현재를 살는 우리에게 있는데 너무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필자의 생각 같아서는 사비를 들여서라도 안내판을 설치하고 싶으나, 그곳은 공용 토지이고 공원 지역이기 때문에 개인이 마음대로 설치할 수 없는 곳이다. 설치했다가는 공원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문화재 관리 당국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적지가 있는 곳에 안내 표지판을 설치한다면 후대에 남을 우수 행정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주민들은 크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필자 ; 2005년 계간 자유문학으로 등단 <꽃 화살>/시집 <꽃 화살 바람의 춤> 외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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