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화장품 공동 브랜드 ‘어울’이 해외시장에서 지워지고 있다. 매끄럽지 않은 운영사 교체 여파로 기존 나라 밖 판매망이 거의 끊겼다. 수출길이 막히자 제휴 제조사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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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울화장품. /사진 = 기호일보 DB
12일 인천시와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어울 운영사를 I사로 바꾸고 홍보와 해외시장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출실적이 없다. 애초 새 운영사 선정은 기존 운영사 J사와의 계약기간이 지난해 12월 31일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그 이전에 이뤄졌어야 했지만 어울의 중장기 운영 방안 검토로 늦어진 탓이다.

이 바람에 기존이나 새 운영사 할 것 없이 해외시장 판로가 막혔다.

기존 운영사 J사는 새 운영사 선정으로 ‘어울’ 브랜드의 독점 사용권을 잃어 가장 큰 시장인 중국 현지에 구축했던 판매망을 잃었다. J사는 중국 측의 위생허가를 얻은 26개 품종의 ‘어울’ 화장품을 전혀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 피해는 J사와 관계를 맺었던 제조사로 넘어가고 있다. 기초화장품 제조업체 P사(서구 가좌동)는 J사를 통해 지난해 중국 업체와 납품계약을 맺고 생산한 1억 원 상당 제품이 재고로 쌓여 있다.

어렵기는 새 운영사 I사도 마찬가지다. 해외시장에서 새 판매 루트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I사는 시와 인천TP의 연간 홍보 지원비 4억 원 중 2억8천만 원을 쓰며 지난 6월 태국 6천600곳의 점포를 둔 세븐일레븐과 ‘어울’ 입점 계약을 맺었지만 구체적인 제품 납품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I사와 제휴한 인천 소재 제조사도 7곳(J사 당시 19군데)에 지나지 않는다.

I사는 중국 바이어들과도 계속 협의하고 있지만 수출단계에 다다르기 위해선 해결 과제가 수두룩하다. 아직 준비 중인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고, 3~4개월 걸리는 중국 측의 위생허가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 내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어울’ 화장품 수출은 고사하고 매출을 일으키기조차 사실상 힘든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어울의 매출액은 2018년 22억5천900만 원, 2017년 50억1천800만 원, 2016년 50억2천800만 원이었다.

I사 관계자는 "기존 해외 판매망을 무시하고 새 판을 다시 짜야 하는 처지"라며 "9월께 새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해외시장 수출은 올 연말이 지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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