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시도를 통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재미있어요."

경기도내 특성화고등학생 최초로 ‘한국정보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수상한 학생이 있어 화제다. 수원정보과학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오주원(디지털네트워크과 3학년)군이 그 주인공이다.

▲ 경기도내 특성화고등학생 중 최초로 한국정보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수상한 오주원 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경기도내 특성화고등학생 중 최초로 한국정보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수상한 오주원 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오 군이 도전한 한국정보올림피아드는 1984년 ‘전국 퍼스널컴퓨터 경진대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최된 뒤 1996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돼 지난해까지 대한민국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과학 올림피아드 가운데 유일하게 주관했던 올림피아드 대회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대회 중에서는 가장 높은 공신력을 자랑한다.

지난 5월과 7월 1차 지역대회와 2차 전국대회로 나뉘어 치러진 이 대회에서 각각 동상과 은상을 수상한 오 군은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재미’를 꼽았다.

오 군은 "컴퓨터 언어를 이용한 프로그래밍과 코딩 등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로,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던 내게 어머니가 ‘컴퓨터를 가지고 게임만 하기보다는 뭔가를 배워 보면 어떻겠느냐’고 추천해 줬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처음부터 관심이나 재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당시 즐기던 게임 중 직접 컴퓨터 언어 중 하나인 ‘C언어’를 입력해야 실행되는 게임이 있어 대략적인 알고리즘(algorithm·주어진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 및 방법)은 알고 있었지만, 입문하는 과정이 너무 어렵다 보니 쉽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오 군은 해당 분야를 보다 깊이 배우고 싶어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반고가 아닌 특성화고로의 진학을 선택했다.

그는 "일반고에 진학하면 오로지 대학 입시에만 매달려야 해 관심을 갖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기 어려울 것 같았다"며 "특성화고 진학을 반대하셨던 부모님도 뜻을 이해해 주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수원정보고에 입학한 오 군은 어느 순간부터 이해가 어려웠던 문제들이 이해가 되면서 점차 알고리즘을 이용해 주어진 문제를 풀고 해결하는 과정에 보다 큰 재미를 느끼게 됐고, 성취감도 얻을 수 있었다.

오 군은 지난달 직접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알고리즘 경시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오 군은 "그동안 한국정보올림피아드는 알고리즘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보다 수학 풀이 능력을 높게 평가해 대부분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상했는데, 도내 특성화고 학생 중 첫 수상자가 나라니 아직도 얼떨떨하기만 하다"면서도 "재미를 느끼고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 학교의 지원도 받을 수 있는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 부족한 점을 보다 깊이 공부한 뒤 나만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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