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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 회장
지금 학교 현장은 학생 지도를 위한 선생님들의 학생 상담이 끊이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한때 한 반 학생이 60여 명 이상이던 학급이 이젠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략 20~30명으로 담임 선생님으로서 학생 수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 홀가분하게 생활지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으나, 학생별 변화는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고 한다. 예전 한반 60명 이상 학급에서 양부모가 다 계시지 않는 결손가정 학생이 1~2명 정도이고 더욱이 이혼한 가정의 학생도 1명 정도였으나, 이젠 학급 학생이 20∼30명으로 줄어든 학생 중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많은 지역에서는 결손가정이나 이혼 가정 그리고 조손가정의 학생이 10여 명 되는 경우도 있고 더욱이 다문화가정 학생도 있다고 한다.

요즈음 선생님들은 60명 이상 학생을 책임지고 생활지도했던 과거 선생님과 다르게 혹여라도 학생 생활지도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서류상으로 상담 기록을 하며, 여의치 못하면 담임으로서 상담 교사에게 빨리 자료를 넘겨 있을 수 있는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라고 한다. 반듯한 가정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현실에서 학교 현장은 하루하루가 학생 생활지도 문제가 생기지 않길 바라며 선생님의 학생 교육권보다 먼저 학생 인권에 치여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고 한다. 어느 조손 가정의 남학생이 시도 때도 없이 며칠씩 결석해 어렵게 할머니와 통화해 상담하는 도중 학생의 생활태도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아마 여학생과 어울려 그런 것 같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말문이 막혀 되물었을 때 선생님이 잘 지도해 달라며 말문을 닫았다고 한다.

정작 학교에 등교한 학생을 조용히 불러 상담하다 여학생과 관계를 묻자 남학생이 선생님을 보면서 여학생과 같이 잠자리하는 것이 나쁜 것이냐고 되물을 때 난감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정리하고 말았다고 한다.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선생님으로서 자괴감에 왜 선생님의 길을 가야 하는지 되묻고 싶었다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학교에서 사랑의 회초리를 들도록 학교에서 ‘사랑의 매’로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증정식을 갖기도 했고 가정에서는 회초리 교육을 당연시했다. 그 회초리가 사라진 것은 부모의 생각과 문화가 바뀐 것도 있지만 교육 현장에 나타난 선거표를 의식한 학생 인권이라는 절대적인 전술무기가 들어와, 선생님으로서 학생을 책임지고 생활지도할 수 있는 선생님들의 위치가 없어지고, 학생들의 성관계나 임신, 출산도 학생 인권으로, 그리고 학생 개인 정보도 알려고 할 수도 없고 찾아와 상담을 요청해도 생활지도 선생님으로서가 아닌 행정기관 상담사로 서류 정리하고 문제화되지 않도록 학생 스스로 알아서 잘 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심지어 부모의 가정교육도 학생 인권 침해로 부모가 설거지를 딸에게 시키거나 자녀의 이메일을 열어보면 인권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는 현실에서, 어쩌면 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 사이는 미필적인 피해자요, 가해자로 언제든지 법적인 문제의식을 가져야 되는 관계일 뿐이다. 학교에서 학생과 선생님은 단지 배우고, 가르치는 관계로 어떤 경우에도 모두가 평등하고 대등한 위치로 선생님의 교수 학습지도와 학생 생활지도는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보수에 맞춰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장소에서 학생의 학습준비 상태를 고려치 않고 가르치는 상거래가 되고 있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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