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없는 암 수술이 가능할까?"

후승훈-교수.jpg
▲ 우승훈 교수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우승훈 교수팀이 흉터 없는 갑상샘암 수술인 ‘경구강 갑상샘 수술법’을 확립해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갑상샘암 수술은 수술 공간 확보를 위해 이산화탄소(CO2)를 사용했는데, 이는 갑상샘 주위에 분포돼 있는 혈관들로 인해 혈전 가능성을 높여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또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기구들을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우 교수가 확립한 수술법은 CO2가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다양한 수술기구들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며, 해부학적으로 안전하게 접근해 아랫입술의 감각신경 손상 가능성을 없앴다. 이를 통해 수술 과정을 용이하게 하는 한편, 수술의 안전성을 높이고 수술환자들의 만족도까지 높였다.

우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최근 SCI 논문인 Surgical Endoscopy에 발표했다.

우 교수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9 유라시아학회 초청 강연을 통해 CO2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무흉터 경구강 갑상샘 수술법을 소개했다.

이 연구는 연세대학교 해부학과 양헌무 교수팀과 협력해 인체 카데바 시험을 통해 안전한 경구강 갑상샘 접근구역을 확립하고, 이를 환자에게 적용해 무흉터 경구강 갑상샘 수술법의 안전성을 증명했다. 이는 경험에 의해 이뤄지던 기존의 수술법과는 차원이 다른 결과로, 2014년 우 교수팀이 발표한 경구강 갑상샘 수술법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향후 이 수술법은 갑상샘 무흉터 수술뿐 아니라 전경부 종양, 부갑상샘, 종격동 종양 수술법에도 적용 가능하며, 성전환자의 튀어나온 목젖을 성형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 교수는 최근 2019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다인선도연구자상을 수상하는 등 갑상샘암 진단·치료 및 두경부 영역(갑상샘 포함)의 무흉터 수술로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우 교수에게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이모(27·여)씨는 "처음에 입을 통해 수술한다고 했을 때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수술 이후 통증이 심하지 않았고, 수술 당일 바로 식이도 가능했다"며 "무엇보다 수술 이후 외부로 보이는 흉터가 전혀 없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