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침탈과 강제 노역의 증거인 방공호가 인천지역 내 1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천시립박물관이 최근 실시한 지역 내 방공호 기초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 방공호 입구.
▲ 인천 중구 역사자료관과 긴담모퉁이길 방공호 입구.
13일 시립박물관에 따르면 방공호는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과 신흥동 일대에 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뒤편 공영주차장 ▶중구 역사자료관 ▶자유공원 석정루 아래 ▶인천기상대 정문 옆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아래 개인주택 ▶중구 답동 긴담모퉁이길 ▶중구 항동 올림포스호텔 초입 ▶중구 노인복지관 ▶미추홀구청 건너편 주차장 ▶동구 미림극장 건너편 가게 ▶옛 인천여고 ▶인일여고 ▶부평 3보급단 등에 위치해 있다.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뒤편 공영주차장 내 방공호의 규모는 높이와 폭이 각각 약 2m이고, 현재 도달할 수 있는 길이는 10m에 달한다. 그 이상의 내부는 시멘트로 막아 놓아 진입할 수 없다. 현재는 공원 관리를 위한 장비 창고로 활용하고 있다.

▲ 인천 중구 역사자료관과 긴담모퉁이길 방공호 입구.

석정루 아래쪽 절벽에 위치한 방공호의 경우 초입 부분은 시멘트로 천장과 벽체를 마감한 상태로 높이 약 1.5m, 폭은 약 1.2m다. 절벽 안쪽으로 방공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 이곳에 자리한 카페의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방공호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영구 점령하기 위해 한반도 각지에 건설한 군사시설이다. 일본은 1940년대 태평양전쟁 말기 연합군과의 결전을 준비하면서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수많은 갱도를 뚫고 방공호를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흔적들을 지워 버리면 증거를 잃어버리는 것"이라며 "방공호는 아픔을 기억하고 후세에 교훈적 가치를 전해야 하는 ‘기억유산’으로, 네거티브 문화재를 지역 유산으로 보호하고 보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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