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애덤 알터 / 부키 / 2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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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중독 현상이 출현해 우리의 일상생활과 일, 인간관계와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하루 평균 3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곁에 없으면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히기까지 한다. 직장인은 근무시간 중 4분의 1을 이메일 정리에 쓰고, 1시간에 서른여섯 번 메일을 확인한다. 많은 이들이 비디오게임을 하느라 먹지도 자지도 않거나 애써 번 생활비를 날린다. 아이들은 소셜 미디어의 가상현실에 빠져 실제 세계의 사회적 교류 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한 채 뇌가 시들어 가고 있다.

 심리학과 마케팅 전문가인 애덤 알터는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을 통해 아주 최근에 생겨나 급속도로 심화되고 있는 이러한 중독 현상을 통틀어 행위 중독이라고 명명했다.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은 중독 대상만 다를 뿐,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강렬한 쾌감을 불러일으키고 단기적으로는 심리적 위안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악을 끼치며 해로운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절실하게 원하게 된다는 점에서 작동 방식이나 원리는 똑같다.

 이 책은 행위 중독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추적하고 오늘날 우리가 어떤 대상과 체험, 행위에 중독돼 있는지, 왜 중독되는지, 어째서 테크놀로지 제품과 기기 사용을 거부할 수도 멈출 수도 없는지 파헤친다. 저자는 테크놀로지 산업이 ‘목표, 피드백, 향상, 난이도, 미결, 관계’라는 인간 욕구의 정곡을 찌르는 여섯 요인을 통해 중독을 유발한다고 분석한다. 그 각각이 실제로 어떤 메커니즘에 따라 작동해 사람들을 낚는지, 그리하여 거부할 수 없고 멈출 수 없게 만드는지 흥미진진하고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나아가 행위 중독이 만연하고 있는 현실의 심각성을 경고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를 퇴치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 바람직한 소통 방식, 진정한 인간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 길을 알려 준다.

 저자는 나쁜 습관을 다른 습관으로 대체하거나 주의를 전환하는 방법 등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사실을 인정하고 주변 환경을 재구성해 최대한 유혹에 빠질 요소를 제거하는 ‘행위 설계’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중독의 힘을 바람직한 행위를 하도록 역이용하는 해결책도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비디오게임에 낚이는 인간의 본성을 활용해 식생활을 개선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일의 생산성을 높이고, 남들을 더 너그럽게 대하고, 더 알뜰하게 저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대다수에게 해당하는 온건한 형태의 중독은 병원 치료보다 삶을 꾸리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난중일기
조진태 / 주류성 / 1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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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기자 출신의 저자가 이순신의 해전과 임진왜란의 전개 과정을 르포 기사 형식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이순신의 장계, 편지 그리고 실록을 바탕으로 당시 병영과 전쟁의 양상을 저널리즘의 시각에서 재현한다. 임진년(1592년) 정월부터 시작해 월 단위로 7년의 주요 사건을 77회에 걸쳐 묶은 뒤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무술년(1598년) 11월에 매듭짓는다. 이야기는 사료에 기초한 사실을 토대로 저자의 직관과 상상이 가미된 해석학적 재구성을 통해 편년체 형식으로 전개된다.

이 책에서는 행장, 잡록 등 제3자의 문헌을 대부분 배제했다. 이순신의 기록을 최우선 취재 대상으로 삼아 관찰자의 시점으로 사실 전달에 주력하고, 이순신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독자에게 맡겼다. 역사·군사적 분석보다는 조선 수군의 해전과 수군 병사 및 백성의 삶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독자들이 잘 알고 있는 임진년 초기의 눈부신 승전보나 명량해전, 그리고 노량해전을 뛰어넘어 이순신 장군이 5년의 세월을 온몸을 다해 고스란히 바친 한산도 시절의 고통과 번뇌를 그려 냈다. 이를 통해 난중일기 원본에 대한 일상적인 이해가 쉽지 않았던 독자들도 보다 친숙하게 난중일기에 접근할 수 있다.

수치심 권하는 사회
브레네 브라운 / 가나 / 1만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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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상이 강요하는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수치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최고의 심리전문가 브레네 브라운은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연연하고 자신을 부족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수치심’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힌다. 자신이 인정받지 못할까 봐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걸 개인이 해결해야 할 자존감 문제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수치심을 이용하는 사회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가 ‘이런 사람이 돼야 한다’,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 식의 기준을 강요하며 수치심 거미줄을 만들어 놓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수치심이 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 주고, 이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수치심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수백 명의 여성들과 인터뷰하면서 저자는 수치심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네 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됐고, 이를 수치심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4가지 전략으로 정리해 알려 준다.

이 책을 읽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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