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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철택 과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소방령
"생명은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발명이다"라는 괴테의 말처럼 생명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아무리 재산 피해가 많이 난다 해도 인명 피해보다 중하지는 않을 것이다.

 화재가 작은데도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건물이 전소되거나 인구가 많은 큰 건물의 화재에도 인명 피해가 하나도 없는 경우가 있다.

 인명 피해가 없는 큰 화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들의 신속한 대피이다.

 2017년 12월 제천 복합건축물 화재 시 29명 사망 사례를 볼 때, 늦은 피난은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짐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반면 2018년 2월 신촌 세브란스병원 화재 때 다수의 거동불편 환자가 있었음에도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사례와 같은 해 11월 수원의 복합상가 건물 화재, 2019년 1월 천안 차암초등학교 공사장 화재 사례에서는 신속한 대피를 통해 다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최근 3년간 화재현황 분석 결과를 살펴 보면 화재 발생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사상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근래 건축물은 불에 탈 경우 연소 속도가 빠르고 유독가스를 다량으로 발생시키는 가연성 건축 자재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구조가 복합 용도로 집적화되고 있어 화재 시 대피로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는 것도 문제다.

 과거 목조 건축물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보다 현대 건물 화재 시에는 연기유동의 특성이나 독성, 그리고 양적 측면에서 위험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소방청에서는 화재 시 대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불나면 대피먼저!’ 범국민 교육, 홍보를 역점시책으로 선정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일선 소방서에서도 소방 안전강사, 민간 전문강사 등이 학생, 노약자 등을 포함한 민간인 대상으로 소방안전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각 건물의 소방 안전관리자는 의무적으로 훈련을 실시해 유사시 인명피해 발생을 최소화 하도록 하고 있다.

 소화기 사용법, 119 신고요령 교육을 병행하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대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집중 교육함으로써 평소 화재대피 훈련을 습관화하고 실제 화재 발생 시 반사적으로 피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외국 사례를 보아도 미국에서는 ‘Close before You doze’(잠들기 전 문 닫아라), 영국에서는 ‘Make home Escape Plan’(비상 대피계획을 세워라) 와 같은 대피를 우선으로 하는 캠페인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대피 방법으로 ▶대피할 땐 현관문 등 방화문을 닫아 불길을 차단 ▶계단을 통해 지상(피난 공간)으로 대피 ▶대피 후에 119에 신고한다.

 이때 불길로 대피가 어려울 땐 119 신고 및 완강기 등 피난기구를 이용한다.

 우리 모두 생명을 살리는 네 글자 ‘대피 먼저!’를 꼭 기억하고 생활화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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