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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국내 중소기업은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극히 어려운 조건이다. 최근 이러한 어려움이 가중되다 보니 아예 기업을 접고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발생할 정도이다.

 더욱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 없는 연구비용으로 어렵게 개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불법으로 도용해 자기 상품인 양 시장에 내놓은 행위도 많아지고 있다. 소송 등이 진행돼도 대기업의 자금과 인적자원을 활용해 유명한 법무법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도리어 원천기술 보유자가 눈뜨고 모든 것을 잃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창의적 아이디어를 근간으로 경쟁력 높은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순간 유사 복제품이 판을 치고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는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경우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개념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넘기 어려운 큰 장벽이다. 빈약한 자본과 한계가 큰 기술력으로 세계의 높은 벽을 넘기는 더욱 어렵다.

 특히 창의적 아이디어는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경우가 특히 힘들다고 할 수 있으며, ‘有’에서 ‘有+α’는 어렵지 않게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처음으로 새롭게 신개념의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과정은 극히 어려워도 남들의 제품을 보고 유사 제품을 만드는 일은 매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특허가 있는 것이고 공공기관에서 광범위하게 유권해석을 내려 확대 보호를 해주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이를 판정하는 법원의 역할은 큰 비용과 유명 법조인을 활용해 결정짓는 판정이 아닌 특허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과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판정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단 한 번의 석연찮은 판정이 중소기업 차원에서는 절망과 쇠퇴를 결정짓는다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이러한 사례가 또 하나 추가되고 있다. 중소기업 KH테크는 자동차용 루프박스와 캐리어는 물론 자동차 아웃도어 등 신개념 아이디어로 무장해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 지향형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주변 RV차량 등의 지붕 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루프박스는 바로 세계적 명품브랜드인 스웨덴의 ‘툴레’제품이다. 전 세계의 차량 지붕 위를 장식하는 대표 브랜드로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이 루프박스 제품은 차량 지붕 위에 큰 틈의 공간이 있어서 비효율적이고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미려하지 않아 누구나 사용하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해 지붕과 밀착되는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해 상품화시킨 모델이 바로 KH테크의 ‘코토( KHOTO)’라는 모델이다.

 최근 이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해당 제품을 납품받아서 판매하던 회사에서 직접 해당 제품의 아이디어를 복사해 3개의 크로스바를 하나로 만들고 형상은 유사하게 하고, 유사한 하판 결합구조를 가진 복사 제품이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소송을 진행 중에 있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법원에서 단순하게 다른 아이디어로 판단해 그동안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요하면서까지 세계적인 제품을 만든 중소기업에 실망을 안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글로벌 제품을 만들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게 힘들게 개발한 중소기업 제품을 쉽게 복사해 본뜨고 자신의 제품인 양 주장하고 이를 받아들인다면 향후 우리가 꿈꾸는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은 요원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확실히 창의적 아이디어는 완벽하게 보호돼야 하고 이를 제대로 인정하는 몫은 정부 등 공공기관에 있다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매우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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