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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절을 앞두고 지난 13일 인천시 중구 LAC 그래피티 스튜디오에서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시리즈작품을 그리고 있는 다솔웍스(한다솔), 레오다브(최성욱), 반골(황은관) 작가가 시리즈 작업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젊은 세대가 올바른 역사를 알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독립운동가를 아이콘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백범 김구 선생이 걸었던 인천의 거리도 젊은이가 모여드는 ‘힙한(유행을 주도하는)’ 명소가 될 수 있습니다. 벽이 있다면요."

 벽면을 그림으로 채우는 그라피티로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리는 청년들의 작업이 인천 중구의 한 골목에서 이뤄지고 있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 알리고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역사 아이콘을 만들겠다는 ‘LAC 그래피티 스튜디오’의 이야기다.

 ‘LAC 그래피티 스튜디오’에서는 레오다브(최성욱·39), 반골(황은관·29), 다솔웍스(한다솔·23) 등 3명의 작가와 임진수 매니저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젊은 세대들이 온라인에서 접하는 왜곡된 역사와 정형화된 역사콘텐츠의 틀을 깨기 위해 다양한 작업들을 한다. 레오다브(활동명) 작가가 2013년 시작한 독립운동가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팀 공통으로는 위인프로젝트 특별전, 독립운동가 시리즈 전시, 레지스탕스 영화제 아트워크 전시 등에 참여하며 ‘역사’라는 공통의 주제의식을 공유했다.

 꾸준히 이어온 작품활동은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보다 빛을 발했다. 지난 4월 정부서울청사 외벽에 독립운동가 시리즈를 담은 대형 그라피티 현수막이 걸렸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상하이 3대 의거 특별전’과 사할린의 ‘러시아 거리문화예술축제’에도 대표로 참여했다. 광역시인 부산과 광주, 수원시 등 국내 지역과 연계한 활동들도 틈틈이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항상 아쉬운 점은 고향이자 스튜디오가 있는 인천에서 작품을 남기지 못한 것이다. 직접 행정기관의 문을 두드려 보기도 했지만 아직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듣거나 추진되다 무산되는 일이 반복됐다.

 인천은 그라피티 프리월(벽)로 사용할 수 있는 폐공장이나 방음벽이 많은 편이지만 아직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했다. 인천은 작업 여건만 조성되면 그릴 역사 소재도 충분하다. 청년 김구가 옥살이를 했던 중구 감리서 인근의 역사가 있고, 강화도에도 그의 흔적이 있다. ‘대한민국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성재 이동휘 선생도 강화에서 3·18만세운동을 비롯한 항일투쟁을 벌였고, 유관순의 스승이자 최초의 여성 유학생인 김란사 선생도 인천에서 활동했다.

 ‘LAC 그래피티 스튜디오’는 인천의 독립운동가들이 걸어왔던 이 같은 길을 작품으로 풀어내기 위해 고민한다. 최근에는 김구 선생이 노역했던 길과 감옥 탈출로 등이 ‘백범 김구 거리’로 조성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작업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레오다브 작가는 "‘쿠바인의 영원한 친구’ 체 게바라와 같이 우리나라의 영웅들을 아이콘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청소년들이 역사인물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근대문화유산이 어느 곳보다 많이 남아 있는 인천에서 의미 있고 재미있는 작업들을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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