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항로의 수심이 당초 계획수심보다 낮게 준설돼 대형 선박들의 통항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인천신항 항로 준설 완료 후 측심해 발행된 해도 검토 결과, 제3항로 및 입항항로 3개 구역은 -16m 증심이 완료됐으나 출항항로 1곳(4구역)에는 -11.8m, 10.3m, 13m, 13.2m로 미준설돼 대형 선박 통항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출항항로 중앙 부분(-13.8m)에서 500m만 준설한 것은 결국 전체 항로를 -13.8m로 만드는 결과로, 중앙부분을 비롯해 준설에서 빠진 4구역을 계획수심 -16m에 맞춰 조속히 준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심 준설량도 1천607만㎥로 당초 2천141만㎥에 크게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 등에 따른 어려움이 있어 당장 준설은 어려운 입장"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인천항 해양수리현상 조사용역이 끝나는 2021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증심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준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항만 한 관계자는 "부산과 광양항은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예타 없이 준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시행자인 인천해수청이 준설 완료 후 측심해 지난해 11월 발행한 해도를 무시하는 처사는 국가기관으로서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인천신항 항로는 계획수심이 -14m에서 -16m로 확정됨에 따라 2016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16m 미달인 제3항로(팔미도~신항), 입항항로 3곳(제1·2·3구역), 출항항로 1곳(4구역)에 국비 835억 원을 들여 준설했다.

당시 준설은 유럽과 북미를 기항하는 8천TEU급 선박을 유치하기 위해 인천항만업·단체 및 지역사회단체들이 나서 3년 동안 중앙정부를 설득해 이뤄졌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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