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연수구 비류대로 인근 가로수의 잎이 흰불나방 애벌레 피해를 입어 말라 있다.
▲ 인천시 연수구 비류대로 인근 가로수의 잎이 흰불나방 애벌레 피해를 입어 말라 있다.
인천시 연수구 일부 지역이 흰불나방 애벌레(송충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구가 뒤늦게 방역 작업에 나섰지만 이미 확산된 병해충들을 박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9일 구에 따르면 비류대로 일대에 송충이로 인한 피해와 주민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연수1동 함박마을 앞 수리봉사거리 중심으로 집중 피해가 발생해 전체 가로수 467주 중 절반 가까이 병충해를 입었으며, 송충이가 번식하면서 가로수의 잎을 갉아 먹어 말라 죽은 가지도 상당수 발견되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송충이 때문에 인도를 이용하기 힘든데다, 피부에 닿을 경우 피부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연수1동 주민 A(20)씨는 "8월 초부터 인근에 송충이가 많이 늘어나 버스정류장에 서 있기가 두려울 지경"이라며 "멀리 떨어져 있다가 버스가 올 때 재빨리 달려가서 타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에 송충이가 집중 확산된 것은 방제 작업을 받지 못한 탓이다. 구는 지난 3월 연수1동 일대에 병해충 예방을 위해 가지치기 등의 작업을 했으나 비류대로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구가 지난해 비류대로 선학사거리∼청학사거리 구간을 가로수 특화거리로 조성하면서 해당 가로수들은 사각형 모양으로 수형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구는 최근 가로수에 수간주사를 처방하고 방제를 발주해 주기적으로 살충제를 살포하고 있지만 퇴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번식 속도가 빠르고 도시 속에 딱정벌레 등 천적이 없는데다, 살충제를 너무 자주 살포할 경우 오히려 가로수의 생육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에도 선학아파트 인근과 앵고개로 등에 송충이가 출몰하는 등 가로수 병충해는 연수지역의 고질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는 후텁지근한 기후와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버즘나무·벚나무 등의 수종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 파악은 힘든 실정이다. 병해충 예방을 위해 시행되는 전지작업도 도시녹화 활성화로 인해 한계가 있어 피해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민원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현장에도 나가 보고 수시로 방역을 하는 등 송충이 퇴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곧 나무병원과 논의해 수목진료를 받고,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해 내년 방제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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