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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석 인천시평생학습관 평생교육부장
요즘 ‘꼰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중년의 남자가 젊은 직원들과 대화에서 말 모양이 그려진 커피 잔을 들고 ‘라떼(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모 기업의 광고 ‘꼰대’담론은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고령사회를 넘어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65세 인구가 20% 이상)’로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와 더불어 급속한 IT 혁신으로 인한 고용 수요 변화는 사람들의 가치와 직업 변화를 촉진하며, 전 생애에 걸친 개인의 지속적인 역량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개개인의 역량을 증진시키는 평생교육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8년 평생학습 실태(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평생학습 참여율은 42.8%로 성인 10명 가운데 4명은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남성보다 경력단절 여성의 자격증 취득과정 평생학습 참여율이 높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평생학습 참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자격증 관련 직업능력과정에서 45~54세 연령에서 남성 참여율은 7.7%, 여성 참여율은 22.7%로 함께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평생교육법에서 정의하는 평생교육 6대 영역 가운데 ‘직업능력 교육’은 유네스코가 평생교육을 주창한 때부터 평생교육의 핵심분야 중 하나로 인문교육과 함께 평생교육 양대 주축 영역이었다.

 서구 유럽의 경우, 평생학습 정책이 평생직업 교육정책으로 기울어져 있을 정도로 평생직업 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전국 평생학습관 프로그램 2만3천373개 가운데, 직업능력(11%, 2천732개)보다 문화예술(45%, 1만855개)과 인문교양교육(37%, 8천688개)이 많으며, 더욱이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3만9천641개 가운데 대부분이 문화여가(64%, 2만5천323개)강좌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공공기관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 대부분이 취미나 여가선용 위주의 생활문화 강좌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시민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활문화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생활문화 강좌가 전체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중복되는 생활문화 강좌를 줄이고 직업능력 강좌를 개설해도 관심과 참여자 부족으로 강좌 개설이 어렵다 보니 참여자가 많은 여성이거나 은퇴 이후 노인들 대상인 생활문화 강좌 개설이 많다. 학습관 하반기 정규 프로그램 참여자 모집에서도 공예, 필라테스, 하모니카 등 생활문화 강좌는 접수 시작 동시에 마감이 이뤄질 뿐만 아니라 대기 접수자가 모집 인원의 2배 가까이 이르고 있고, 60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강좌는 많게는 모집 인원의 5배가 넘는 대기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직업능력과정의 바리스타, 제빵기능사를 제외한 재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 과정 강좌들은 모집인원을 겨우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생)를 포함하는 신중년 세대의 은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시대 변화에 맞게 평생학습도 변화해야 한다. 5060세대의 신중년층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후 재취업 일자리나 사회공헌형 일거리에 종사할 수 있도록 재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과 창업 등 고용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직업능력 평생교육으로 확대해야 한다. ‘직업능력 진단방안 보고서(일자리위원회)’에서는 신중년의 건강, 재무, 인간관계, 학습, 취업, 취미여가, 사회공헌 7개 영역 중에서 일과 소득에 대한 취업 욕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 욕구 5단계 설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극대화 할 수 있는 인간 최고 수준의 욕구 단계인 ‘자아 실현 욕구’를 강조했다. 평생학습 사회는 개인의 자아 실현을 도모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우리 삶에 있어서도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에 대한 답을 주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자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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