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11시20분께 인천시청 기자실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박남춘 시장과의 기자간담회가 있는 날이었다. 간담회 주제는 인천의 미래 비전. 박 시장은 인천의 미래 비전을 ‘인천 2030 미래 이음’이라고 소개했다. 인천 2030 미래 이음은 ‘살림’과 ‘이음’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천의 중장기 발전 과제를 비전화해 만들어진다. 경제·지역·민생이 살아나는 살림 정책은 물론 시민과 시민, 민과 관 사이 신뢰와 연대를 높이는 이음 정책이 어우러지는 비전을 통해 지역 발전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26일 원도심 분야를 시작으로 총 11개 분야에 걸쳐 제시할 예정이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인천의 향후 10년을 그려볼 수 있는 현안에 질문이 집중됐다. 박 시장은 답변을 이어가던 중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저한테 다 미뤄놨어, 골치 아픈 건. 버스 준공영제, 지하도상가 조례 개정, 월미바다열차, 배다리 도로. 힘든 건 다 10년 넘게 다 뒤로."

 박 시장은 이 말을 하며 웃었다. 물론 그의 말이 우스갯소리일 수는 있다. 지역 현안이 그만큼 많고,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쉽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굳이 인천의 미래 비전을 말하는 자리에서 과거를 들먹이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을까.

 현안은 이전부터 의논해 오면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문제나 의안을 말한다. 인천에는 무수한 현안들이 있다.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미래에도 현안은 계속 있을 것이다. 더구나 단번에 해결되는 문제는 많지 않다. 과거의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 현재를 이루고, 현재의 노력이 결국 미래를 만든다. 이 사실을 그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비난보다 진중한 태도로 현재 노력에 더욱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인천의 향후 10년 미래 비전을 ‘이음’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인천 2030 미래 이음이라고 명명한 만큼, 과거의 노력을 인정하고 현재의 노력을 바탕으로 인천의 미래를 잇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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