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니야
마르크 앙드레 슬로스/ 갈라파고스/ 2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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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전과 같은 눈으로는 세상을 바라보지 못할 것이다.

 버섯은 어떻게 나무를 우뚝 서게 할까? 바다지렁이는 어떻게 80도나 되는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걸까? 장내 미생물 때문에 내가 비만이 될 수 있다고? 이 책은 다양한 예시와 유머로 가득 찬 이야기를 통해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를 움직이는 아주 작은 것들, 미생물의 세계를 파헤친다. 꽃과 나무, 동물, 곤충 그리고 인간에 이르기까지 땅 위와 바닷속을 넘나들며 미생물의 거의 모든 것을 망라한다.

 모든 생명체는 어쩌다 미생물과 공생하게 됐으며, 그러한 공생은 어떤 새로운 기능과 역할을 낳았을까? 생명을 진화시키고 기후를 만드는 것을 뛰어넘어 문화와 음식 심지어 문명까지 만들어 내는 미생물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이 책에는 미생물의 세계가 가진 무궁무진함과 생명체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에 대한 놀라운 기록도 있다.

 19세기 내내 미생물은 무엇보다도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만 조명됐다. 데 바리는 1861년 균류가 감자의 노균병 같은 질병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루이 파스퇴르는 부패나 질병의 매개자로서 미생물을 연구했다. 로베르트 코흐는 박테리아가 탄저의 원인임을 발견했으며, 결핵 또한 박테리아가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미생물의 세계에 대한 혐오감을 야기했다. 그 결과, 미생물이라는 용어는 거의 전적으로 부정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

 미생물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진화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의 일이다. 그러자 비로소 미생물의 공생생물로서의 역할이 광범위하게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물들은 사실상 혼자가 아니라 미생물들과 함께 살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마르크 앙드레 슬로스는 서로 좋은 관계로 함께 살아가는 상리공생에 대해 연구하는 미생물학자다. 미생물의 세계가 가진 무궁무진한 풍부함과 생명체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이야기하면서 미생물에 씌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겨내고 이 세상을 존재케 하는 연결고리로서 미생물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다.

고스트워크
메리 그레이·시다스 수리/ 한스미디어/ 1만8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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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투명 인간들’의 존재를 밝힌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우리의 미래. 일과 직업, 고용과 노동, 직장과 집, 그 모든 것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인공지능과 인터넷의 이면에 숨겨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냉혹한 현실이 어렴풋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인간의 일은 결국 기계 속에 갇힌 고스트워크(Ghost Work)로 향하는가 아니면 획기적인 공존과 진화의 시대로 접어드는가.

인류학자와 컴퓨터공학자인 저자들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음에도 가려져서 드러나지 않았던 긱과 온디맨드 분야의 실체와 미래를 완벽하게 보여 준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진화, 그 끝자락에 과연 인간의 일자리는 존재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고스트워크’였다.

천로역정 두 번째 이야기
존 버니언/ 김영사/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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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은 흔히 큰 짐을 지고 순례를 떠난 ‘크리스천’이 천국에 도달하면서 끝나는 이야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1678년 출간된 초판의 내용이다. 이 책이 출판되고 6년이 지난 1684년 버니언은 크리스천의 아내인 크리스티아나와 그 아이들의 순례기를 2부로 써서 출판했다.

이 책은 바로 그 2부를 번역한 것으로, 완역본을 기다려 온 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천로역정 두 번째 이야기」는 남성이 아닌 이들, 즉 여성과 어린이를 비롯한 연약한 이들의 순례기다. 일상적이고 사소한 사건들을 통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자들을 보호하고 이끄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여 주며 연약한 우리의 성정과 현실에 더없이 큰 위로와 소망을 준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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