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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하대학교 · 인천대 전경.
1980∼1990년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원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인천대학교와 인하대학교가 최근 확 달라진 총학생회의 위상 등으로 완전히 다른 캠퍼스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인천대는 방학을 맞아 학생들이 ‘농활(농촌학생연대활동)’에 나섰지만 인하대는 3년째 총학생회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찾은 인하대는 23일 열리는 학사 및 석사 학위수여식에 맞춰 학과 동기나 동아리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교정을 뒤덮고 있었다. 졸업 축하 현수막은 아이디어가 톡톡 튀고 재기가 번득인다. 졸업 후 진로를 현수막에 당당히 밝혀 기업을 홍보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내 문제나 전국 정세 동향, 동아리 소개 등 이른바 ‘대자보’로 가득 찼던 후문 쪽 게시판은 텅 비어 있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총학생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인하대 교정에는 정치·사회적 이슈를 찾아볼 수 없었다. 학생들과 직접 연계된 학업상 개선사항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이나 대자보, 안내문 등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인하대는 2017년부터 총학생회 구성을 위한 선거에서 투표율 40%를 달성하지 못해 총학생회 구성이 무산됐으며, 올해는 총학생회장을 하겠다는 후보조차 없었다. 학생회칙에 따라 임시 자치기구(비상대책위원회)만 꾸렸고, 비대위원장은 각 단과대 회장이 한 학기씩 돌아가며 맡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인천대 상황은 천지차이다.

인천대는 지난해 말 최재봉·최동혁 씨가 총학생회장·부회장 후보로 나서 높은 투표율(51.77%) 속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됐다. 36대 총학생회를 꾸린 이들은 학생총회 등을 갖고 학생 5대 요구안(재정 해결·자치권 확대·수업 개선·인권 보호·시설 개선)을 만들어 다양한 학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발족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와 함께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외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7월 진행한 농활에는 100여 명이 참여했다.

최재봉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가 요구안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주장하면 학교가 반영하는 결과물을 학우들이 보고 느끼면서 총학생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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