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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인천시 미추홀구 석바위시장 지하도상가 안에 공중화장실이 없어 시민과 상인들이 인근 상가건물의 화장실을 이용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6동 석바위시장 지하도상가 안에 화장실이 없어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과 상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1일 인천시설공단에 따르면 석바위시장 지하도상가는 7천722㎡ 면적에 303개 점포가 있지만 화장실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석바위시장 지하도상가보다 면적이 작은 제물포 지하도상가(5천99㎡), 배다리 지하도상가(1천657㎡) 등이 모두 2개 이상의 화장실을 구비한 것과 대비된다.

기존 석바위시장 지하도상가에는 12번출구 방향에 화장실이 2개 있었지만 2016년 7월 인천지하철 2호선 석바위시장역 개통 과정에서 연결통로로 바뀌었다. 사라진 화장실은 약 3개월 후 35m가량 떨어진 석바위시장 역 안에 있는 공중화장실로 대체됐다.

문제는 대체된 공중화장실이 찾기 어려운 역사 내부에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역에서 멀리 떨어진 6번 혹은 3번출구에 위치한 점포 상인들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300m가량을 이동해야만 한다. 장시간 가게를 비우기 곤란한 상인들은 급한 용변을 해결하기 위해 인근 은행이나 상가건물을 몰래 찾는 실정이다. 지하도상가를 방문한 시민들에게도 인근 상가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안내해 일부 건물은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화장실 문을 잠그는 곳도 생겨났다.

인천지하철 2호선의 막차 시간이 지난 후 근무하는 야간경비원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인근 상가는 물론이고 그나마 있는 지하철 역사 내 화장실도 밤이 되면 문이 잠겨 이용할 수 없다.

인천시설공단은 당장 화장실을 설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인들이 영업하는 점포들로 가득한 지하도상가 내부에 정화조와 화장실을 조성하기 위한 부지를 마련할 방법이 없어서다. 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나 폐기물이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어 지하도상가의 사용기한이 종료되는 2023년 이후에나 공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석바위시장 지하도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58)씨는 "다른 건물 화장실을 몰래 이용하면서 눈치가 보이고 존엄성이 떨어지는 기분까지 든다"며 "당장 급한 사람에게 300m를 걸어가 화장실을 이용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인천시설공단 관계자는 "화장실을 새로 만들고 싶어도 그 자리에 장사하는 상인들이 있고, 또 시설 변경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설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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